주유소는 진화중… 택배-물류센터 이어 중고거래 장터로 변신

곽도영 기자 입력 2021-07-06 03:00수정 2021-07-06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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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장 개척 나선 정유업계
전기자동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전국 주유소가 변신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5일 자체 중고거래 플랫폼인 ‘블루마켓’을 공개했다(윗쪽 사진). 에쓰오일은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 공유 존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제공
“중고거래신가요? 주유소로 오세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류센터, 전기자전거 공유까지, 다가오는 미래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전국의 주유소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는 주유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부지 활용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사 마일리지 카드 애플리케이션(앱) ‘블루(BLUE)’ 내에 자체 중고거래 플랫폼 서비스 ‘블루마켓’을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블루마켓은 전국 352개 직영 주유소에서 이용자들이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유소가 주로 거주민이 많은 동네 인근이나 교통 요지에 있는 만큼 중고 거래 장소로 정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사업장 내에 폐쇄회로(CC)TV와 관리자가 있어 안전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주차 공간이 넓어 차량을 이용한 대형 물품 직거래를 하기에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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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0월 쿠팡과 제휴 협약을 맺고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주유소를 쿠팡 로켓배송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스타트업 메이크스페이스와 손잡고 일부 직영 주유소 유휴 공간을 활용해 셀프 스토리지(창고 대여)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서울시와 협력해 주유소에 택배함을 설치하고 ‘여성안심택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부지 운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국내 ‘정유 4사’로 불리는 나머지 업체들도 같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 기준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9월부터 물류 스타트업 기업 ‘줌마’와 손잡고 전국 420여 곳 주유소에서 방문 픽업 택배 서비스 ‘홈픽’을 시작했다. 서울, 경기, 대구 등 주요 지역 13개 주유소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상업 가동 중이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로 운영권을 넘긴 SK네트웍스는 주유소 안에 ‘셀프 빨래방’을 구축해 운영하기도 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전기자전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GS칼텍스는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송파구, 인천, 전주, 울산 등 전국 총 5개 주유소에 카카오 전기자전거인 ‘카카오 T바이크’ 충전소를 설치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GS칼텍스의 자동차정비 자회사인 오토오아시스에서는 전기자전거 정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과 제휴해 주유소 내 공유 존을 운영하고 배터리 충전과 정비 등 협력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무인편의점, 쿠팡 물류거점 등 다양한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 탄탄한 수익성을 담보하던 주유소 사업이 전 세계적인 친환경차 흐름에 따라 흥망의 기로에 섰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1402곳(알뜰주유소 등 포함)으로 전년 대비 96곳이 문을 닫았다. 2019년에 폐업한 49곳의 두 배 가까운 주유소가 폐업한 셈이다. 정유 4사 주유소도 2019년 1만140곳에서 지난해 9992곳으로 줄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만 곳을 밑돌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전반의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기존의 주유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해야 할 때”라며 “태양광 및 수소에너지, 물류, 전기 모빌리티 등 신시장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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