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펀드-ETF 합친 ‘액티브 ETF’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최근 액티브 ETF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주식형 액티브 ETF 8개가 동시 상장돼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액티브 ETF는 증시에 상장된 ETF지만 주식형 펀드처럼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방식으로, 펀드와 ETF의 특성을 합쳐놓은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기존 주식형 투자 상품들의 ‘주식형 펀드=액티브(active)’, ‘ETF=패시브(passive)’라는 이분법을 깬 것이다.

액티브 ETF는 보통 ETF와 달리 비교지수(벤치마크)를 그대로 추종하지 않고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 따라서 운용 전략에 따라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테마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다양한 테마의 액티브 ETF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액티브 ETF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는 2019년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PDF(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및 비중) 공개 빈도를 월∼분기 단위로 조정한 불투명 ETF를 허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크인베스트의 ‘이노베이션 시리즈 ETF’가 인기를 끌며 작년 한 해 액티브 ETF 총자산 규모가 2배 가까이로 늘었다. 국내에선 지난해 8월 채권형 및 채권파생형으로 한정됐던 액티브 ETF 상장 규정이 개선돼 주식형 액티브 ETF가 상장되기 시작했다.

사실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역의 입장에서 액티브 ETF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ETF는 투명성 준수를 위해 매일 PDF를 공개해야 한다. 벤치마크를 공개해도 부담이 없던 기존 패시브 ETF와 달리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가 매일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는 건 전략 노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이 노출되면 선행 매매가 늘면서 운용 수익률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7∼12월) 불투명 ETF를 허용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주식형 액티브 펀드인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FMAG) 또한 불투명 액티브 ETF 형태로 올해 2월 상장됐다.

국내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가 0.7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미국보다는 운용역의 재량이 낮은 편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액티브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규제가 완화되고 이미 상장된 액티브 ETF의 성과가 어느 정도 검증되면 국내에서도 액티브 ETF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펀드#etf#액티브 etf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