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하반기 ‘3저 현상’ 탈피 본격화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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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전했던 국제 금융시장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투입과 각국 정부의 천문학적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공중보건 충격은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플랫폼 혁명을 가속화했다. 무형경제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부상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 산정과 가치평가 방법에도 큰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경제 활동의 중심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모시켰고 디지털 경영이 화두로 부상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대표되는 공적 이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물론 과도한 정부부채 부담과 증세 이슈,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은 봄(유동성 장세)에서 여름(실적 장세)으로 진입하는 초입 단계에 있다고 판단된다. 올해 하반기(7∼12월)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3저 현상(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을 제조업과 정부 중심의 투자, 재고 재축적 수요를 기반으로 탈피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통화 정책의 완화적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이 경기 사이클을 주도하는 흐름을 예상한다. 수요 우위의 흐름이 생산과 투자로 이연되면서 경기 확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은 최근 2개월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 등으로 횡보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만연한 비관론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시각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2016년 이후 5대 그룹의 세대교체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나타났고, 이는 이익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졌다. 적극적인 투자 활동 재개와 주주 환원 정책이 금리 인상 같은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코스피는 3,000∼3,700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기업 투자 사이클 재개(디지털 및 그린 관련 업종, 잉여현금 흐름이 풍부한 건설, 화장품, 철강, 기계, 반도체) △주주 환원 확대(철강, 정보기술 하드웨어, 에너지, 자동차, 화학) △순환적 회복(면세점, 화장품, 의류) △무형 소비재(게임, 미디어·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채권시장은 경기 회복과 정상화에 대한 부담을 반영하고 있다. 연초 1%도 되지 않던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6%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 경계감은 하반기 내내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반기 미국 국채 금리의 상단은 2%로 예상한다. 한국은행 역시 백신 보급 확대와 경기 개선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 상승의 지속성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
#하반기#3저 현상#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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