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중심 경영체제 강화”… 삼성생명 지분 절반 상속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4-30 21:04수정 2021-04-3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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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더욱 단단해졌다.”

30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 상속 비율이 공개되자 재계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이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는 ‘최대주주 소유 주식 변동’ 공시를 통해 상속에 따른 유족들의 지분 변경 내용을 밝혔다.

핵심 키워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다. 삼성 일가는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법정 상속 비율을 따르되, 삼성생명만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을 제외한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삼남매에게 ‘3:2:1’ 비율로 지분을 배분했다. 홍 전 관장이 삼성생명 지분 상속을 포기하는 대신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배권을 높여준 것이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회장은 지배구조의 출발점이자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7.33%)였지만 삼성생명 보유지분은 0.06%에 불과했다.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력이 지배구조의 약한 연결고리였던 셈이다.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지분(20.76%)의 절반을 상속받음으로써 지배권을 강화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상속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8.51%)의 2대 주주(최대주주는 삼성물산)로 올라서게 됐다”라며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 막대한 상속세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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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삼성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3%만 가질 수 있어 5.51%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을 뺀 삼성물산,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삼성SDS 등 3개 계열사의 지분은 법정상속비율대로 나눴다. 홍 전 관장이 9분의 3을 갖고, 세 자녀는 각각 9분의 2씩 갖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없었던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삼성전자 0.93%(5539만4044주)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30일 종가 기준) 약 4조5146억 원씩이다. 홍라희 전 관장의 보유지분도 0.91%에서 2.30%(1억3724만4666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 일가는 내년부터 매년 2조 원의 상속세를 2026년까지 5년 동안 납부해야 하다. 삼성 일가 모두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높아짐으로써 이후 삼성전자 배당금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분기(1~3월) 주당 배당금은 361원이다.

이날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기존 지배구조의 변화 없이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 경영체제를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 이번 지분 상속의 목적”이라며 “삼성 일가 가족 구성원 모두 원만히 합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 상속을 통해 삼남매의 대내외적 역할이 명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총수로서 삼성전자 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를 경영을 총괄하고, 장녀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차녀 이서현 이사장은 문화사업과 리움미술관 등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부진 사장은 특히 삼성물산, 삼성생명 개인 2대주주 및 삼성전자 개인 3대주주로 올라서며 주주로서 영향력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으로서 향후 미술관 재개관 등 대외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인 비상장주인 ‘삼성 라이온즈’ 주식 5000주(지분 2.5%)를 대구시에 기부했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을 잇기 위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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