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지원 늘려 여성 독박육아 없앤다

박재명 기자 입력 2020-12-22 03:00수정 2020-1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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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부터 ‘공동육아’ 적극 지원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 사용 시 각각 3개월간 월 최대 300만원
“2025년까지 육아휴직자 수… 20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
게티이미지
“육아휴직을 하면서 비로소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전에는 일한다는 핑계로 집에 오면 소파에만 누워 있었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게 행복이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경북 구미의 남성 직장인 A 씨는 최근 이런 내용의 육아휴직 후기를 고용노동부로 보냈다. 그는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전에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다”고 했다.

상당수 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은 일종의 ‘금기’다.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회사 그만 다닐 작정이냐”라며 걱정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합계출산율 0.8명 수준까지 떨어진 국내 저출산 실태의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원 늘어나는 아빠 육아휴직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에는 남성 육아휴직을 지원하는 제도가 여럿 포함됐다. 대표적인 것이 ‘3+3 육아휴직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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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2개월 이내의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3개월의 육아휴직을 쓰면 각각 월 최대 300만 원의 휴직급여를 받는다. 첫 달에 최대 200만 원, 둘째 달에 최대 250만 원, 셋째 달에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부부 중 한 명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지금과 마찬가지로 월 최대 150만 원을 받는다. 3개월 기준으로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면 2명이 최대 1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 한 명만 육아휴직을 쓰면 같은 기간 450만 원을 받는 데 그친다. 현금 지원액을 차등화해 ‘아빠 휴직’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부모가 한 자녀에 대해 동시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올해 2월 말부터 이미 가능해졌다.

육아휴직,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은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의 절반이 넘는 1만2503명(56.1%)이 ‘300인 이상’ 기업에 근무하고 있었다. 정부는 2022년부터 업종별로 상시근로자 100∼500명인 우선지원대상기업 직원이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쓰면 기업에 3개월간 월 200만 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남성 육아휴직이 출산율을 얼마나 높이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캐나다 퀘벡주 연구 결과를 보면 2006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3만8000명에서 6만 명까지 늘면서 주 내 출생아 수가 약 7%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만5000명인 육아휴직자 수를 2025년 2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 육아와 가족 개념 바꿀 때
정부는 장기적으로 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통해 육아와 가족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남녀가 함께 아이를 돌보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해야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정부는 △일과 가정 양립 △노동시장 개혁 △교육시스템 개혁 등 굵직한 사회 변화가 뒤따라야 다시 아이를 낳는 사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남성 육아휴직 지원은 이 같은 시도의 일환이다. 황승현 복지부 인구정책총괄과장은 “여성이 혼자 아이를 책임지는 육아 구조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아버지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남성 육아휴직#공동육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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