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대기업 오너 자녀간 결혼 더 늘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2월 16일 14시 29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10월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앞에서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정환씨와의 결혼식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10월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앞에서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정환씨와의 결혼식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의 자녀세대 절반 이상이 대기업간 결혼으로 ‘혼맥’(婚脈)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중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인물의 혼맥(이혼·재혼 포함)을 분석한 결과, 총 317명의 오너일가 중 대기업간 결혼 비중은 48.3%(153명)였다.

특히 자녀세대의 비중이 높았다. 부모세대 46.3%(81명)에서 자녀세대 50.7%(72명)로 4.4%포인트 늘어났다. 또 부모세대에선 정·관계 집안과의 결혼이 28%(49명)로 대기업간 결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지만, 자녀세대에선 7%(10명)로 크게 떨어졌다.

대기업 오너일가가 일반인과 결혼한 비중도 자녀세대에서 확대됐다. 부모세대에선 12.6%(22명) 수준이었지만, 자녀세대에 와선 23.2(33명)까지 늘었다. 과거와 달리 정·관계 혼맥의 필요성이 낮아진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는 ‘정경유착’보다는 ‘부의 대물림’이 심화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기업 오너일가와 법조·학계·의료계와의 결혼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제공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제공

최근 2년간 있었던 대기업 오너일가 결혼 5건 중 가장 많은 사례는 대기업-일반인 결혼이다. 한화그룹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일반인 정모 씨와 지난해 결혼했다. 셀트리온 서준석 이사도 올해 일반인 여성과 결혼했고,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는 김민형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대기업간 결혼은 1건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의 결혼 사례다. 나머지 1건은 대기업-학계 사례로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올해 7월 교육자 집안 여성과 결혼했다.

대기업간 혼맥 수는 GS그룹과 LS그룹이 각 8곳으로 가장 많았다. GS그룹은 금호석유화학, 세아, 태광, LIG, 벽산, 아세아, 삼표, 부방 등과 사돈 관계를 맺었다. LS그룹은 두산, 키스코홀딩스, OCI, BGF, 천일여객, 사조, 현대자동차, 삼표 등과 연을 맺었다. 이어 두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각 6곳으로 혼맥 수가 많았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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