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건설업계에서 디지털 혁신을 발 빠르게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설계와 상품 개발, 마케팅, 안전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정보기술(IT)과 첨단 공법을 결합해 스마트 건설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빅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주거상품인 ‘C2 하우스’를 개발했다. 내력 벽체를 줄여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성향에 맞춰 평면을 다양하게 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구성원이 집안일을 하는 동선을 고려해 주방을 설계하고 싱크대 높이를 기존 싱크대보다 3cm 높였다. 수납공간을 넓히기 위해 현관에 창고에 버금가는 대형 팬트리도 넣었다.
C2 하우스가 나오기까지는 대림산업의 빅데이터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 센터는 국내외 소비자 1200만여 명의 세대별 취향과 생활 패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구당 구성원이 적어지는 주거 행태의 변화와 획일적인 인테리어에서 벗어난 평면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분양 마케팅에도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경남 거제에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분양 2개월 만에 완판됐는데, 거제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 부진으로 당시 미분양이 쌓여 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대림산업은 지역 고객들의 니즈를 분석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사전 마케팅을 실시했다.
우선 대림산업은 단지가 들어설 빅아일랜드가 내려다보이는 카페를 통째로 빌려 단지에 들어설 커뮤니티 시설과 비슷한 라운지를 운영했다. 또 이곳을 찾는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고객 니즈를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단지에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 독채 게스트하우스, 오션 뷰 피트니스 센터 등을 조성할 수 있었다. 또 아파트 외관은 해양도시를 연상하게 꾸몄고 공기 질을 개선하는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도입했다.
아파트 설계에도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건설업계에서 처음으로 모든 공동주택의 기획과 설계단계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설계도면의 그리는 기간을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며 시공기간을 단축하는 등 설계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BIM을 통해 설계도면의 오차를 미리 없앨 수 있다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하자, 공기 지연까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