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진국 트랩’ 걸릴까 걱정했던 이건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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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주요국 소득자료 계속 요구… 알고보니 더 발전 못할까 걱정한것”
재계 조문 이어져… 28일 영결식

“주요 국가들이 1인당 국민소득 1만, 2만, 3만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조사해 주세요.”

2000년대 초 이건희 회장은 당시 삼성경제연구소에 나라별 소득 자료를 집요하게 요청했다. ‘오랫동안 1만 달러에 머무른 국가들은 왜 그런가’까지 따져 물었다. 삼성의 한 사장급 임원은 “당시 장기간에 걸쳐 나라별 소득 자료를 집요하게 요청하셨다. 나중에 보니 한국이 ‘중진국 트랩’에 걸려 더 발전하지 못할까 걱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을 기억하는 이들은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결같이 “두 발 앞서 세상을 본 다시없을 경영인”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범인은 이해하지 못하는 독특한 천재로 추억하는 이도 많았다. ‘조선시대 국민소득을 알고 싶다’든지, ‘대도시의 전봇대 개수’를 물었는데 알고 보면 나중에 다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은 “책을 한 달에 20권씩 읽는 것이 사실인지 묻자 ‘책을 워낙 많이 읽어 새 책을 봐도 아는 내용이 많다. 새로운 것 위주로 읽으면 그만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조문 마지막 날인 이날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광모 ㈜LG대표 등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결식과 발인은 28일 치러지며 장지는 경기 수원시 선영이다.

김현수 kimhs@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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