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확산에 ‘표준임대료·과세혜택’ 검토…‘빌라’ 거주 유도하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2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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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지난 6월부터 강남4구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뚜렷해지고, 서울 외곽으로까지 확산하자 당정이 나섰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중반에는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표준임대료 외에 전세공급을 늘릴 대안이 없는 한 수급불안을 해소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갭투자·다주택 집중된 강남4구 등 서울도심 신규전세 ‘품귀’ 뚜렷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전세수급지수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5월 104.1에서 6월 112.9로 급등했다. 이후 7월 117.5, 8월 120.7, 9월 119.3까지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와 공급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00 이하는 공급이, 100 이상은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 내에선 서초, 강남 등 강남4구의 전세난이 두드러진다. 2년 내 입주자 거주 등의 의무가 부과됐던 6월 부동산대책(6·17부동산대책) 이후 7월 122, 8월 125, 9월 123 등 가장 높은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과 전셋값을 유지했던 성북, 노원, 도봉 등 동북권도 9월 121.9를 기록하는 등 전세공급 부족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반면 지방에선 국회 이전 논의가 일었던 세종시(9월 125.5)를 제외하곤 9월 평균 99.7를 나타내 아파트 전세난의 온도 차를 보인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선 경기 116.2, 인천 102.4를 기록하며 매달 1~2 내외의 안정적인 변동폭을 보인다.

박상혁 의원은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갭투자 규제가 강했던 지난 6월 이후 주요 집값 과열지역이었던 강남4구와 세종시의 신규 전세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셋값 반환 등이 어려운 갭투자자와 임대차3법에 묶이지 않으려는 집주인의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품귀와 전셋값 상승이 뚜렷해지면서 당정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전세난 등 부동산 시장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미래주거추진단’을 꾸리고 2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보완대책을 논의했다.

◇상한제 적용한 전세 표준임대료·집주인 과세혜택 등 거론

일각에선 지난 16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표준임대료’도 당정 간 논의의 연장선상임을 암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규 전세계약에서도 상한제를 적용한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을 촉구한 바 있다. 기존 전·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만 두던 5% 상한 규정을 신규계약까지 적용하자는 취지다.

당시 김현미 장관은 “임대차3법을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진행상황을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바꾸어 말하면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경우 ‘표준임대료’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표준임대료와 함께 세입자를 위한 전세대출 지원 확대도 거론된다. 문제는 전셋값을 낮추더라도 전세공급 급감을 막을 만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안팎에선 아파트에 집중된 전세수요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빌라 주거로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두 방안 모두 아파트 주거를 희망하는 세입자의 유인책으로는 마땅치 않다. 이 밖에 집주인에게 임대소득세나 재산세를 인하하는 방안도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전세매물 부족에서 기인한 전세난을 ‘가격잡기’ 해법만으로 해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결국 전세난은 수요문제로 귀결되는데, 1분기 준공-입주 물량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과세혜택 등 집주인의 전세매물 유도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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