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40대…신혼 특공 둘러싸고 ‘세대간 갈등’ 부글부글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6일 0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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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2020.8.23/뉴스1 © News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2020.8.23/뉴스1 © News1
정부의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개선으로 세대 간 갈등이 생기는 양상이다. 이번 개선안은 ‘물량 확대’가 아닌 ‘기준 완화’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쌓였던 불만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 특공에 대한 반응들이 많다. 안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신혼부부 특공의 경쟁률은 더 올리고, 혜택에서 제외된 40대 수요자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착실히 가점 모았지만”…줄어든 일반공급에 ‘한숨’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 완화 방안에 대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신혼부부의 특공의 경우 전체 물량을 추가로 늘리는 것이 아님에도 30대 후반~40대의 불만이 다시 나오고 있다. 대부분 결혼한 지 7년이 지나 신혼부부 특공에 해당하지 않고, 가점으로는 50대 이상 장년층에 밀리는 세대다.

정부는 2018년부터 신혼 특공 물량을 공공주택(15→30%)과 민영주택(10→20%) 모두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일반공급 분양 물량은 줄어들었다.

B이용자는 “50대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차곡차곡 가점을 쌓아가면서 줄을 서고 있었다”며 “하지만 일반공급 물량은 계속 줄어들고, 우리보다 젊은 세대가 먼저 집을 마련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생애최초 특공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반면 신혼부부 특공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결국 ‘파이(전체 물량)’는 정해져 있는데 이를 정부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분배하느냐 선택하는 것”이라며 “신혼부부 기간은 지났고, 생애최초 특공이 불투명한 데다 50대와 가점으로 경쟁하기에는 힘든 40대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실 40대는 아이의 성장으로 교육비, 생활비가 젊었을 때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시기”라며 “결혼·출산 등을 장려하려면 복지 정책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주택의 경우 그것과 별개로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혼부부 외에도 다자녀·노부모, 생애최초 등 특공 물량이 상당히 많다”며 “사실상 서울·수도권에서 50대 이하가 가점제로 청약에 당첨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혼부부의 특공의 경우 젊은 세대만을 위한 대책이니 불만을 가지는 것도 이해는 된다”며 “다만 생애최초 특공의 경우 지금까지 한 번도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더 우대한다는 측면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신혼부부 92%가 청약 가능…“특공 의미 없다”

신혼부부 특공 대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소득 기준 확대를 환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 소득기준 완화로 저소득층 중심 특별공급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입장도 있다.

A이용자는 “연봉 1억원인 신혼부부랑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며 “특공의 의미가 없어지는 개선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민영주택 신혼부부 특공은 우선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뉜다. 신혼 특공 물량의 75%가 우선공급이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맞벌이 120%) 이하면 청약할 수 있다. 나머지 25%는 일반공급으로, 120%(맞벌이 130%) 이하가 기준이다.

정부는 앞으로는 우선공급 비율을 75%에서 70%로 낮춰 현재와 같은 소득기준으로 운영하고, 대신 일반공급은 물량 비율을 30%로 늘려 소득기준을 140%(맞벌이 160%)까지 완화한다. 세전 소득으로 3인 이하 가구의 경우 140%는 월 788만원, 160%는 월 889만원이다.

이번 조정으로 무주택 신혼가구의 약 92%가 신혼 특공 청약자격을 갖게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특공에 참여할 수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30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을 막기 위해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공의 소득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별로 청약 대기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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