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서 빌린 1100만 원, 이자 546% ‘지옥’…불법사금융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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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대출 전단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연출한 이미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급전 대출 전단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연출한 이미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급하게 생활비가 필요했던 직장인 A씨는 최근 1000만 원가량의 대출을 알아보다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잇따라 거절당했다. 결국 온라인 광고를 통해 자금을 빌렸지만 적용된 이자율은 연 500%를 넘었다. 대출 기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상환 부담은 원금을 빠르게 넘어섰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차주가 단기간 초고금리 시장으로 유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25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불법사금융 피해자 846명의 거래 8910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이자율은 546%에 달했다고 밝혔다. 평균 대출금액은 1100만 원, 평균 거래 기간은 겨우 48일이었다. 법정 최고금리(20%)의 20배가 넘는 초고금리 거래가 단기간 급전 수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과도한 이자 부담이 누적된 뒤 상담이나 구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협회는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가운데 208건(5억1900만 원)의 채무를 전액 감면했고, 145건(5억4400만 원)은 부당이득 반환 조치를 통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다만 상당수 이용자는 채무 악순환에 빠진 이후에야 문제를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 은행 막히자 대부업으로…대출 수요 이동 뚜렷

초고금리 불법사금융 확대 배경에는 최근 대출 시장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위 30개 대부업체 신규대출 규모는 7955억 원으로 집계됐다. 3년 반 만의 최대치다. 신규 이용자 수도 전 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중저신용 차주가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났고, 이 수요가 대부업 시장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규대출 규모는 2023년 초 2000억 원 수준에서 최근 8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늘었다.

문제는 자금 이동이 대부업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업 이용조차 어려운 차주가 결국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되면서 500%대 초고금리 거래가 발생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법사금융에서는 대출 실행 과정에서 선이자나 각종 수수료를 먼저 공제하는 경우도 많다. 1000만 원을 빌렸더라도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이보다 적은 사례가 적지 않아 체감 금리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불법사금융 평균 이자율이 5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금액 1100만 원, 거래기간 48일로 단기 급전 수요가 고금리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분석했다. 제미나이(gemini) 생성 이미지
불법사금융 평균 이자율이 5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금액 1100만 원, 거래기간 48일로 단기 급전 수요가 고금리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분석했다. 제미나이(gemini) 생성 이미지
● ‘빠른 승인’ 뒤에 숨은 위험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대부분 생활비, 기존 대출 상환, 보증금 마련 등 단기 자금 압박 상황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신용조회 없이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유입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후 고금리 부담과 불법 추심으로 피해가 확대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연락처 확보를 통한 지인 통보, 협박성 추심 등 불법 행위가 동반되면서 단순한 금융 문제가 아니라 일상 자체가 흔들리는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대출 규제 강화가 의도치 않게 취약 차주의 자금 접근 경로를 좁히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권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차주가 더 위험한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탈락 구조’

불법사금융 문제는 단순한 고금리 차원을 넘어 금융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 접근성이 낮은 차주가 단계적으로 제도권에서 탈락하면서 결국 불법시장에 의존하게 되는 경로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중간 신용등급 차주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한 번 초고금리 시장에 진입하면 이자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 정상 금융으로 복귀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에서 자금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체 금융 상품과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팩트필터|불법사금융 이용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
불법사금융 평균 이자율 약 546%
평균 대출금액 1100만 원, 거래기간 48일
생활비·급전 목적 단기 대출 비중 높음
대부업 신규대출 3년 반 만에 최대 규모
선이자·수수료 공제로 실제 수령액 감소 가능
고금리 시장 진입 시 정상 금융 복귀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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