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잠정 매출 66조원…코로나 상황에도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8일 09시 25분


삼성전자가 2020년 3분기(7~9월) 잠정실적이 매출 66조 원, 영업이익 12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이 12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 이후 2년 만이다.

3분기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전과 모바일, 반도체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고루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을 반도체가 이끌어갔다면 3분기는 소비자가전, 모바일 등도 선전해 실적 상승을 도왔다”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마케팅 행사가 줄어든 것에 대한 비용 절감 효과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소비자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사업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일으킨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실적 상승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셧다운이 풀리기 시작한 미국 등에서 소비자들이 가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국내 시장도 올해 상반기에만 냉장고 사업 성장률이 전년 대비 30%나 됐을 정도로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3분기 삼성전자는 대형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비스포크 냉장고, 그랑데 AI(인공지능) 세탁·건조기 등의 판매가 상당히 늘어났고,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도 선전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역대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었던 2017년 4분기(65조9800억 원)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3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4분기(10~12월)에도 이어질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 곳곳에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도 7월 기자들과 만나 “펜트업 효과는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경기 차제가 얼어붙으면 어려워진다. 4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현상이 반영될 수 있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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