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평가의 계절… ‘40대 대표-여성 비중 확대’ 올해도 이어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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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등 면담 진행
기업들 “코로나 경영변수 아닌 상수”
조직개편-효율화 작업 속도 낼듯
500대 기업 대표이사 외부영입, 5년새 6.7%P 늘어 29.6%

지난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한 한화를 시작으로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등 주요 기업은 임원 성과평가 및 승진 대상자 면담을 진행하고, 내년 조직개편안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대교체와 신사업, 조직문화 혁신’ 등으로 요약됐던 지난해 인사 트렌드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 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어지는 주에 후속 임원 인사 명단을 공개한다. 2020년도 임원인사는 해를 넘겨 올해 1월 발표됐지만 이번에는 연내 인사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SK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첫째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내년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임원 평가 준비 작업이 시작된 상태다.

LG는 11월 말 임원 승진 및 이동 인사를 발표해 12월 1일자로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대표이사 및 임원 인사 발표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예년과 같은 시기에 인사 발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인사는 특히 혁신과 더불어 효율에 방점이 찍힌 조직개편이 병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부터는 코로나19가 경영에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마다 체질 개선 및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4개 그룹 한 고위 임원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를 막기 위해 임시방편을 마련하기에 급급했던 한 해였지만 내년부터는 ‘코로나19 때문’이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마케팅 행사의 온라인화, 해외 공급망 체계의 다변화 등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영환경의 변화는 내년 기업별 조직개편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강해 40대 대표이사, 여성 임원 비중 확대 등 다양한 파격 인사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예년보다 최고경영자(CEO) 인사 발표를 앞당긴 한화도 계열사 CEO 평균 연령이 58.1세에서 55.7세로 2세 이상 낮아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LG에서는 LG전자 등을 글로벌 기업에 올린 주역들이 물러나는 대신 30대 여성 임원 3명이 배출되는 등 새 임원이 대거 등장했다. SK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1980년생 신규 임원이 탄생하는 등 젊은 임원이 다수 등장했고, 여성 임원도 규모가 확대됐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CEO스코어와 함께 국내 500대 기업(매출 기준)의 대표이사 이력을 분석한 결과 2015년과 비교해 2020년도 대표이사의 외부 영입 비중이 22.9%에서 29.6%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너 일가 출신의 대표이사 비중은 24%에서 18.4%로 낮아졌다. 여성 대표이사 비중도 2015년 1.0%에서 2020년 1.4%로 소폭 상승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령대가 낮아지는 가운데 외부 영입, 여성 등 CEO의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임원 평가#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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