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한국거래소는 K뉴딜지수 5종을 내놓으면서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 개발 계획을 밝혔다. 현재 K뉴딜지수는 구체적인 안이 나왔지만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K뉴딜지수가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은 만큼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져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사업 환경을 친환경·저탄소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당 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목별 산업 특성과 매출 단위당 탄소배출량을 점수화하고 탄소효율점수가 높을수록 지수 내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특정 기업이 동종 업체와 비교해 탄소효율점수가 높으면 지수 편입 비중에 가중치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염두에 두고 경영 활동에 임할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고 결국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탄소 배출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지수 내 비중은 늘어난다. 탄소 배출을 효율적으로 이행하는 기업들은 향후 탄소 배출권 거래로 부가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 관건은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규모다. 추종 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해외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도쿄증권거래소(TSE)가 합작해 내놓은 S&P/JPX 탄소효율 지수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2018년 7월 발표된 이 지수는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의 매출 단위당 탄소 배출량을 점수화해 구성 비중에 가중치를 둔다. 이 지수를 추종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주식시장에 상장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가 해당 지수를 2018년부터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GPIF는 해당 지수 투자를 통해 벤치마크와 비슷한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는 기업 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GPIF가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탄소효율 지수 내 기업 중 113개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공개했다. 이 중 일본 기업은 33개로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등 사업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유도한다는 지수 개발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탄소 배출 규제는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도 그린뉴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키우면서 동시에 기존 기업들의 효율적인 탄소 배출을 권고하고 있다. 탄소효율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10월에 공개될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 포함 종목에 우선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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