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첫 해외 수출…非자동차 부문 사업 영역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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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자동차가 아닌 영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판매를 확장하고 수소트럭 판매를 유럽에 이어 미국과 중국까지 넓히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에 불을 붙인 미국의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현대차가 실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관련 사업에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6일 현대차는 부산항을 통해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차 넥쏘에 들어가는 95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4기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소연료전지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수소차의 핵심 부품이다. 현대차가 수소차가 아닌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수소차 양산,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이어 이번 수출로 수소 산업과 관련한 주도권을 더 공고히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여 개 업체와 추가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앞서 15일에는 증권가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연 설명회에서 2022년부터 미국과 중국 시장에도 수소트럭 상용화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는 승용차에, 수소차는 상용차에 적극 적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대형 상용차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한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상용차 시장은 연간 300만 대 규모로 승용차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그만큼 경쟁사가 적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면 독과점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제2의 테슬라’로 주목 받아온 수소차 기업 니콜라의 기업가치가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만큼 급등했다가 최근 사기 논란으로 급락한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이 같은 구체적인 수소차 비전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 트럭 양산화로 세계 최고의 수소차 기술을 입증한 현대차가 미래 계획을 적극 공개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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