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최대 반도체 업체 SMIC 제재 검토…한국 ‘반사이익’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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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 공장 © 뉴스1
SMIC 공장 © 뉴스1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 삼성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을 맹추격하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미국이 막아서 한국의 초격차 전략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SMIC 제재 검토에 들어가자 7일 홍콩에 상장된 SMIC 주가는 22.96% 급락했다. 미국이 제재에 나서면 SMIC는 미국의 장비 및 부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의 2분기(4~6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4.8%로, 1위 TSMC(51.5%), 2위 삼성전자(18.8%)에 뒤진 5위 수준이다. 이미 7나노급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을 갖춘 TSMC나 삼성전자와 4, 5년 기술격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최대 토종 파운드리가 갖는 정치적 위상은 상당하다. 미국은 앞서 중국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 ZTE 등 정보기술(IT) 업체 275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려 이들의 반도체 조달선을 끊어버렸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의도로 국영기업인 SMIC를 키우고 있다. 미국이 SMIC를 제재하면 SMIC에 위탁생산을 맡긴 중국 IT기업 상당수가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제조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장기적으로 나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기술력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나서 파운드리 업체를 키우고, 중국 업체들이 일감을 몰아주면 언제 추격해 올지 모른다”며 “미국의 제재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라 한국이 격차를 벌리는데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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