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가격 수도권 2.5%, 강남 4구 등 7% 이상 오른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0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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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보고서 "인기지역 7% 이상, 지방은 0.1% 상승…양극화 ↑"
"다주택자 매물 유도, 무주택 실소유자 대출 제한 등 규제 풀어야"

심각한 경기위축 속에서도 올 하반기 중 주택시장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 분석 및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일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의 주택시장 동향분석에 따르면, 6.17 부동산 대책과 7.10 후속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16대책 이후 진정흐름을 보여오던 서울 인기지역의 주택가격이 급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정부대책 발표 후 최소 2~3개월 이상 관망기를 가졌던 과거와는 달리 대책발표에도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확대되는 비이상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발적 정부대책으로 인한 혼란과 극단적인 규제에 따른 불안감이 주택시장 참여자들에게 공황구매(Panic Buying) 등 공포적 거래심리를 유발한 것이 최근 주택가격 비이상적 상승세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공황구매 현상으로 나타난 주택시장의 합리적 의사결정 기능 상실 외에도 ▲연내에 공급 가능한 주택물량의 부족 ▲3000조원 수준을 초과하는 넘치는 유동성 ▲제3기 신도시 등에 대한 대규모 보상금 ▲다주택자의 증여 등 우회거래 증가 ▲다주택자 매도에 대한 거주 외 지역 현금보유자의 신속한 매물소화 등이 주택가격에 대한 주요 상승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가계, 기업, 정부, 금융기관이 합리적 기대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가정 하에, 정책변화를 통해 야기된 경기변동을 분석·예측하는 경제학 모형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정부대책 등 주택수요를 억제하는 외부적 충격이 발생하면 주택가격은 짧은 시간 안에 하락했다가 신속히 회복한 후 충격이 도래하기 전 가격수준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주요 거시변수인 소비와 총생산의 위축효과는 장기에 걸쳐 이뤄졌다.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이후 2분기에 걸쳐 4%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해 충격 전보다 2%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와 총생산은 하락한 이후 15분기 이상 지나야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주택시장 정부대책에 대한 실제 반응과 매우 유사한 결과로, 정부대책으로 인한 효과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데 반해 소비·총생산 등 주요 거시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위축 효과는 장기적이라는 점이 충격반응함수 분석을 통해 실증됐다.

동향분석 및 모형분석의 결과를 고려할 때, 2020년 하반기 중 주택가격은 비교적 관망세를 보였던 상반기와는 달리 전국 0.8%, 수도권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서울 인기지역의 경우, 입지선호 현상의 강화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공급대책의 영향으로 7%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방의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경기위축에 따라 주택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지방에 소재한 주택부터 매도물량을 늘리면서 0.1% 상승에 그쳐,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전방위적인 부동산 수요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대별·지역별 풍선효과의 지속,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성 증가, 공황구매 현상으로 인한 추격매수세 강화 등에 기인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15억 이상 주택 대출금지, 9~15억 주택 대출제한 등 무주택자에 대해서조차 주택시장 규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극단적 규제가 주택소비심리를 자극해 나타난 공황구매 현상은 해당 규제를 존속시키는 한 상당기간 주택시장에 작용하여 추격매수세를 강화해 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연이은 정부대책으로 주택시장에 혼란과 불안이 커지며 시장참여자들의 공황구매 심리가 주택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런 현상은 정부가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의 사례와 본문의 분석결과에 비춰보면 시장균형을 정책 의지만으로 변화시키려는 수요억제 정책은 예외 없이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계층간·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유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대출금지 등 극단적 형태의 규제는 철회해 주택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한편, 향후 1년 주택시장 안정의 관건인 다주택자의 보유매물 유도임을 감안해 한시적으로라도 상당 수준의 양도세 혜택으로 퇴로를 열어 주고, 공급대책은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공공주도형에서 민간친화형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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