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車부품업계 “재고 쌓을 곳도 없다”…제조업으로 번지는 ‘고용 한파’

서동일 기자 , 지민구 기자 입력 2020-06-04 14:58수정 2020-06-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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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4월에만 고용 인력이 188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로 인해 3월부터 노조에 약 2000명 생산직의 자발적 희망퇴직을 제안하고, 순환휴직 및 전환배치를 추진하는 등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통·서비스에서 제조로 번지는 ‘고용한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으킨 ‘고용한파’가 항공, 자동차 등 운송 및 제조업으로 번지고 있다. 2,3월 코로나19 사태 초반 유통·서비스 업종에 집중되던 고용한파가 4월 들어 한국 경제를 떠받치며 대규모 고용을 책임지는 제조업으로 본격적으로 번져 나가는 모양새다.

동아일보가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와 함께 2~4월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상실자 수 추이를 토대로 기업별 ‘순고용 인력’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등을 포함한 운송 업종에서 가장 많은 고용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자동차, 만도 등 자동차·부품 업종 기업의 고용인력 감소세도 뚜렷했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에만 총 689명, 대한항공은 483명의 고용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운송 업종 기업들은 임직원 급여 반납, 무급휴직 등 고용유지를 최우선으로 한 여러 자구책을 펼치고 있지만 일정 부분 인력 구조조정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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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항공업계 모든 기업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고용 유지를 위해 자산 매각,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매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계 “재고 쌓을 곳도 없다”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도 위기는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3월까지 업종별 고용 인력 감소 순위는 각각 7,6위였지만 4월 들어서 4위까지 상승했다. 고용 인력이 급감한 만도 외에도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 및 주요 부품사들이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고용 인력이 감소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3월 고용 인력이 각각 209명, 121명이 감소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4월 국내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는 총 고용인원 각각 452명, 179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국내 고용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분기(4~6월)까지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업계가 1분기까진 재고를 쌓아둘 여력이라도 있었는데 4월부터는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서 공장 가동률을 크게 낮췄다”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비정규직부터 인력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고 이러한 기조는 더 영세한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5~6월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인력 증가 1,2위는 쿠팡, 삼성전자
4월 국민연금 가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쿠팡이었다. 코로나19로 택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2~4월 고용인력이 각각 346명, 567명, 1210명씩 매달 가파르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고용인력이 총 1309명이 늘었다. 4월에만 고용인력 889명이 늘어 IT전기전자 업종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추이를 보면 4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는 163만4483명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1월 말(최초 확진자 발생 1월20일) 이후 지금까지 총 2만1435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2~4월)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5851명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의 고용인력 감소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2,3월의 경우 고용인원 감소폭이 가장 큰 업종은 ‘유통’이었다. 롯데쇼핑, GS리테일, 아성다이소 등 총 64개 기업에서 두 달간 총 4080명의 고용인력이 감소했다. ‘서비스’ 업종도 고용인력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총 28개 기업에서 고용인원 1983명이 줄었다. 특히 이 중 76%(1525명)는 CJ CGV 소속 인력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극장 지점이 영업을 중단하고, 관람객 급감으로 전체 지점의 약 30%를 폐쇄하는 등의 자구책으로 인한 영향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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