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어쩌나…“당분간 이용 안해” vs “편리 포기 못해”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28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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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서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빠른 배송 의존하는 직장인·1인가구 생활에 타격
"당분간 이용 중단" vs "바이러스 전파 걱정 안 돼"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마켓컬리 애용자다. 출퇴근으로 장 볼 시간이 부족한데다 집 근처에 마땅한 대형 마트가 없어 새벽배송을 즐겨 찾고 있다. 그런데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걱정이 생겼다.

28일 A씨는 “마침 어제 아침에 새벽배송으로 물건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출근하면서 상자를 집에 넣어 두고 퇴근 후 집에 가서 열어봤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봤다”며 “혹시나 물건에 바이러스가 옮겨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고 했다.

이어 “마켓컬리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다른 곳에서 주문할 것 같다”며 “요즘은 각종 대형마트 배송 시스템이 워낙 잘 돼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동작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5)씨는 당분간 쿠팡 주문을 멈추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주에 시킨 과자나 햇반 등은 이미 뜯어 버려서 어쩔 수 없는데 앞으로는 일단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확진자가 1~2명 나온 게 아닌 것 같던데 근처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해야겠다”고 했다.

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로켓배송·샛별배송 등 빠른 배송에 의존했던 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면 어쩌냐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빠른 배송에 의존하는 1인가구 생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대부분은 “편리함을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신모(32)씨는 “사실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계속 쿠팡 등을 이용할 것 같다”며 “이미 이 편리함에 익숙해진데다 마켓컬리 같은 경우는 확진자가 발생한 뒤 바로 전체를 방역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남모(33)씨도 “자취하는 사람 중 쿠팡 로켓배송을 안쓰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배달 기사와 직접 만나는 것도 아니고 상품을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택배 물건 때문에 감염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민들은 마스크와 장갑, 소독제 등을 동원해 나름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이날 쿠팡을 통해 물건을 받은 이모(31)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부천 센터를 거치는 게 아니라도 신경은 쓰인다”며 “물건을 문 앞에 놔 달라고 하고 마스크랑 장갑을 끼고 나가 내용물만 빼서 집으로 옮겼고, 박스는 밖에서 바로 갖다 버렸다”고 했다.

조모(31)씨도 “문 밖에서 소독제를 뿌리고 가지고 들어갔다”며 “전날 저녁에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가야하나 잠깐 고민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래도 마트에 가서 여러 사람과 부대끼는 것보다는 차라리 택배를 받는 게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용산구에 사는 이모(32)씨는 “주로 반찬이나 간식거리를 많이 시켜 먹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도 이용 중단은 어려울 것 같고 물건을 받아 포장을 뜯을 때 좀 주의하게 될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는 이날 택배물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그간 전문가들과 여러 평가를 통해 택배를 통한 감염 확산은 매우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택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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