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서비스물가 20년만에 최소…마스크 값 5배 급등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3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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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2월 물가 상승률 1.1%↑…2개월 연속 1%대
"해외단체여행비 5.8%↓…생화가격 11.8%↓"
서비스물가 0.4% 상승…1999년 이후 최저
마스크 800→4000원 급등…"가격 하락 전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비스 분야 물가 상승률이 1999년 12월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해외단체여행비와 생화 가격 등은 크게 하락한 반면, 품귀 현상까지 나타난 마스크의 온라인 판매 가격은 5배 이상 급등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80(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1월(1.5%)보다는 상승 폭이 작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공식 통계 기준으로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보합(0.0%)에 머무는 등 1년 내내 1%대를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 1월 농수산물 및 석유류의 가격 상승과 지난해 저(低)물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13개월 만에 0%대를 탈출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일부 품목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전월과 비교했을 때 해외단체 여행비가 5.8% 하락했고 국제항공료가 4.2%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생화 가격도 전월보다 11.8%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화 가격은 올해 1월 전월보다 13.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상승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월에는 전월보다 11.8%, 전년보다 2.6%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외식 분야는 1년 전보다 0.7% 상승하며 2013년 1월(0.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식은 인건비 등을 반영해 연초에 보통 전월보다 물가가 상승하지만, 지난달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보합(0.0%)을 보이며 상승 폭이 없었다.

이에 따라 서비스 분야 물가도 1년 전보다 0.4% 상승하는데 머물렀다.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동주택관리비(2.7%), 보험서비스료(7.5%) 등이 상승했으나 해외단체여행비(-8.9%), 생선회(-2.1%), 병원 검사료(-14.2%) 등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서비스 물가를 끌어내렸다. 전월과 비교하면 해외단체여행비와 병원 검사료는 각각 5.8%, 10.6% 하락했다.

1월 반등했던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3% 오르며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작황 부진으로 급증했던 채소류 가격이 조정되고 과실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산물이 전년보다 2.6% 하락했다. 이 중 채소류는 1년 전보다 9.8% 올랐다. 전월(15.8%)보다는 물가상승률이 작은 셈이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년 전보다 물가가 2.5%, 7.0% 상승했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배추(80.3%), 무(58.6%), 풋고추(33.3%), 고등어(15.0%), 국산 쇠고기(4.8%) 등의 물가가 1년 전보다 상승했으나 마늘(-23.8%), 고구마(-22.8%), 고춧가루(-15.1%) 등이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휘발유(15.1%), 경유(10.7%) 등 석유류가 전년보다 12.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입 승용차(4.7%), 빵(5.1%), 한방약(8.2%) 등도 물가가 올랐다. 청소용 세제도 1년 전보다 6.5% 상승했지만 이를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0.7%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1월 4.1%로 크게 상승했으나 2달 만에 다시 0%대로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 파악을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보다 0.6% 상승했다. 지난해 7월 1.0%를 보인 이후 7개월 연속 0%대를 보였다. 학교 납입금, 급식비 등 보건 분야 복지정책과 집세 상승률 둔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5% 올랐다. 지난해 2월(1.1%) 이후 1년째 1%대를 밑돌았다.

최근 사재기 및 품귀 현상을 보이는 마스크는 물가 조사품목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다만 통계청이 정책자료를 분석한 결과 온라인에서 가격이 5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심의관은 “오프라인에서 2000원대 초반, 온라인에서 800원대 거래됐던 마스크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에서 1매에 4000원대까지 급등했다”며 “지난달 12일 대구쪽에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후 온라인 가격이 급상승했지만, 공적 물량 보급 후 가격 하락 전환이 있다”고 말했다.

안 심의관은 “올해 1% 초중반 정도로 계속 갈 거라고 말했지만, 3월부터 무상교육, 개소세 인하 등 정책적 요인과 함께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물가 하락 요인이 좀 더 발생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소비자물가는 올해 공급 측 하락 압력이 완화되면서 1% 초중반의 흐름을 기록했다”며 “근원물가는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하방압력이 지속돼 1% 미만 수준을 유지 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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