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강성부 “경영실패로 한진 위기…조현아 경영참여 안한다”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News1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상대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의 계약 상 조 전 부사장 등 주주는 경영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합의된 상태라고 밝혔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진그룹 위기의 원인은 총체적 경영실패에 있다. 오너의 극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서 과거 투자들이 잘못된 부분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주연합은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조 대표가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주연합은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한진칼 사내외 이사 후보들을 선임한 상태다.

강 대표는 “주주는 경영 참여하면 안 된다. 주주들은 그냥 주주로서의 일만하자는 게 주주연합 합의의 핵심이다. 대주주 사익편취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남매 간 갈등으로 보지 말라. 오너 중심의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의 대결이다”라고 했다.

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와 3자 연합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ews1

강 대표는 ‘향후 주주연합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 그럴 수가 없다”며 “긴 시간 동안 서로 계약을 깰 수 없게 명확하게 합의하고 계약한 상태다.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재무구조 개선에만 최소 2년, 영업적인 것까지 다 하면 3년이 걸릴 수 있다. 회사가 잘 될 때까지 먹튀(먹고 튀기)하지 말고, 잘 되는 것 보고 끝까지 같이 가보자고 일종의 도원결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KCGI가 설정한 펀드의 만기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회장 측이) 주주들을 궁지로 몰아 팔고 나가라는 식의 주장은 오히려 저의 전투의지를 높이고 있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한항공 등의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주주연합이) 구조조정할 것처럼 보도가 되니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서로 손잡고 위기 극복을 해야 한다”고 구조조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를 대한항공 노동조합 측에도 간접적으로 전달해놨다고 했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 News1

조원태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에 대해서는 “항공 쪽 시너지를 일으키려면 대한항공 주식을 사야지,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식을 사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면서 “경영권 분쟁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경영진이 사익 추구를 위해서 델타항공에게 회사의 이익, 공익을 내준 것 아닌가”라며 “현 경영진이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조 회장에게 TV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또한 강 대표는 주주연합이 사내외 이사 후보를 발표한 데 대해 조 회장 측의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감놔라, 배놔라 말하는 게 우습다”고 받아쳤다. 주주연합 측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등이 항공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런 전문가를 어떻게 조 회장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라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전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경영인으로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한번 해볼만한 도전 아닌가 해서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직 수락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포스코 이사회 의장의 임기는 2년이 더 남았다며 겸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내이사 후보 중 1명이었던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가 돌연 후보직을 사퇴한 데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처음부터 생각했다”며 “전 직장 분들의 만류, 다양한 외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