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기술 가진 LG가 왜 폴더블은 안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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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LG전자 권봉석 사장 기자간담회
“시장성 의문… 더 혁신제품 준비, 모바일-전장 내년 동시 흑자전환”

LG전자 권봉석 사장(사진)이 8일(현지 시각) 내년까지 모바일과 전장 분야를 동시에 흑자 전환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 개막 이튿날인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대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모바일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는 지난해 이 자리(CES)에서 2021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도 그 목표에 변화가 없다”며 “전장도 현재 추정 매출과 원가율을 따져봤을 때 2021년 (모바일과 함께)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 회사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4분기에 일시 악화된 후 1분기에 다시 호전되는 모습들을 봐왔다”며 반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LG전자는 최근 공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서 사상 최대 매출인 62조306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4329억 원을 내며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86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2500억 원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한 권 사장의 전략도 제시됐다. 권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폴더블폰에 대해 “(우리는) 롤러블 TV 기술이 있다. 그런 회사가 폴더블을 왜 안 하겠냐”며 “시장성에서는 의문이 있다”고 진단했다. LG가 현재 폴더블폰이 아닌 듀얼스크린(스마트폰 2개를 붙인 형태)에 집중하는 것이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시장 상황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경쟁사는 다른 폴더블폰을 낸다는데, 조금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변화를 줄 만한 것으로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출시 계획을 밝혔다 무산된 롤러블 TV에 대해서는 “중국 광저우 공장 양산이 시작되면 생산 능력에 여유가 생길 것이고,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7∼9월) 이전에는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또 “LG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으로 사업에 초점을 맞출까 한다”며 “로봇 업체들을 인수해 기반 기술을 확보했고, 올해 하반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의류 건조기 사태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보호원이나 여러 정부기관에서도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게 건조기의 핵심 기능과는 무관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2020 CES’ 전시를 둘러본 소감에 대해서는 “(중국 업체 등) 너무 같은 제품이 많았다. 기술 차별화를 잘하고 진입장벽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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