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굴레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다면 기존 빚을 새로 대출받아 갚는 ‘빚 돌려 막기’ 유혹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사채업자나 카드론 회사들이 쉽게 돈을 내주니 채무자들에게 당장은 ‘단비’ 같지만 결국 고금리 때문에 빚이 더 불어나기 때문이다.
빚 상환 압박이 괴로울 땐 빚을 돌려 막을 곳을 찾기 전에 주변의 공인된 전문기관을 찾는 게 좋다. 전국 50곳에 설치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빚을 탕감받을 수 있는 방법, 구직 상담,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된 복지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고금리 대출을 비교적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는 상품도 소개받을 수 있다. 법정 최고금리(연 24%)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7’로 옮겨 타볼 만하다. 연이자가 17.9%지만 대출금을 잘 갚는 사람은 3년 상환 약정이면 1년마다 금리가 2.5%포인트씩, 5년 약정이면 1년에 1%포인트씩 내려간다.
빚을 다이어트하는 채무조정제도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일시적인 실업, 질병, 휴업 등으로 연체가 발생했다면 본격적으로 채무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상환유예 혜택부터 알아보는 게 좋다. 금융회사별로 조건에 맞으면 단기 연체자에 한해 빚 상환을 늦춰주기도 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연체위기자 신속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근 6개월 안에 실업자, 무급휴직자, 폐업자가 됐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위한 제도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빚 갚을 여력이 될 때까지 6개월간 상환을 미룰 수 있다.
소득이 안정적이지만 본인 상환 능력보다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연체가 된 사람은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신복위의 프리·개인워크아웃을 활용할 수 있다. 개인회생은 신청 뒤 3∼5년간 자기 소득으로 빚을 갚은 뒤 나머지 채무는 면제받는 제도다. 프리워크아웃은 단기 채무자를 대상으로 신청 전에 발생한 연체이자만 감면해준다. 개인워크아웃은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상인 3개월 이상 연체자가 이용할 수 있다. 무담보 채무의 이자는 전액 감면해준다.
소득이 거의 없는데 빚이 너무 많다면 법원의 개인파산제도가 효과적이다. 보유 재산을 다 처분해야 하지만 잔여 채무를 털어낼 수 있다. 하지만 5년간 파산 사실이 신용기록에 남아 신용등급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연체 기간에 따라 적합한 채무조정제도도 각기 다르다. 법원의 개인회생, 개인파산은 연체 기간을 따지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신복위의 제도는 연체 기간에 따라 원금이나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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