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무성 “10월 對한국 맥주 수출액 제로(0)”…20년 만에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8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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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의 지난달 한국 수출 실적이 ‘0’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맥주가 주 타깃이 된 셈이다.

28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서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과 수출양은 ‘0’으로 기록됐다. 무역통계상 ‘0’은 실적이 20만 엔(약 215만 원) 이하라는 의미로, 10월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은 이에도 못 미칠 만큼 소액이라는 뜻이다. 일본 재무성 관세국 통계담당자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 맥주의 수출 실적이 0이 된 것은 1999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맥주는 주요 수출 품목이었다. 일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무역통계상 대한 수출액은 8억34만 엔(약 86억1974만 원)이었다. 한국은 일본 맥주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1위 국가로 올 상반기(1~6월)엔 이런 흐름이 지속됐다.

그러나 7월 반도체 3개 품목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본 맥주는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이 됐다. 일본 우익 인사인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가 “일본 맥주 수출을 막으면 한국에 큰 일이 일어날 것”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맥주 안 마시기’ 움직임은 더욱 확대됐다. 9월에도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9% 급감한 58만8000엔(약 633만2818만 원)으로 나타났다. 10월 통계에선‘사케’로 불리는 일본 술의 한국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250만 엔(약 2692만 원)으로 집계됐다. NHK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 급감 현상에 대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시중 음식점에서 일본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 움직임이 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0월 한 달간 일본의 한국 전체 수출액은 3818억 엔(4조11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 감소폭 역시 9월(-15.9%)보다 더 커졌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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