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공감능력 제로인 나와 반대”…‘동거인’ 김희영 이사장에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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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9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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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공감능력이 제로였는데,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 행사에서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22년 전 선대 회장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제가 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IMF가 있었을 때로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였다”며 “그때부터 저는 ‘전쟁을 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남긴 했지만, 그 전쟁 끝에 선 저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있는 지독한 기업인이 돼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저는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만 봤다”면서 “그러다 보니 제 가슴 속은 텅 비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런데 저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돈 이런 건 전혀 관심 없고 전부 사람이었다”며 “‘어떻게 저 사람은 나하고 이렇게 반대일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가만히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왔었다. 그때부턴 새로운 생각을 했다”며 “저는 공감능력은 없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이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것이 저한테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따뜻한 감성을 계속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침에는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해당 행사 토론 패널 중 한 명으로 나선 김정호 베어배터 대표는 “SK그룹은 사회적 가치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지만 장애인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4000여 명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SK의 장애인 고용 실태를 지적했다. 베어배터는 네이버 창업자 출신인 김 대표가 발달장애인 고용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그 사람’으로 인해 사회적 가치에 빠지게 됐다고 고백한 최 회장은 “결국엔 이런 행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언급한 ‘저와 반대였던 사람’은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최 회장은 ‘그 사람’을 김 이사장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김 이사장은 현재 최 회장과 함께 살고 있으며,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딸을 낳았다.

이날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는 사회적 기업 관계자와 일반 기업 사회공헌 업무 담당자들, 학계 및 정·관계 인사를 비롯한 4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티앤씨재단 역시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행사 도중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만나는 모습은 따로 드러나지 않았다.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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