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보여주는 반도체 가동률지수가 4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들이 생산도 줄이고 있는 것이다.
31일 통계청의 광업·제조업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의 2월 가동률지수는 1월보다 4포인트 하락한 97.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5년 7월(9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동률지수는 해당 업종의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 변화를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나타낸 지수로 2015년(100)을 기준으로 한다. 반도체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지난해 10월 114.1을 나타낸 뒤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2월에는 100 아래로 떨어졌다.
반도체 가동률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수출 실적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감소율 역시 지난해 12월 8.4%, 23.3%, 24.8%로 커지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3월 1∼20일 수출 실적에서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3월 수출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 활력이 떨어지며 제조업 전반의 가동률지수도 하락했다. 2월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1월 대비 2.9포인트 감소한 95.6이었다. 2016년 95.4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낮다. 일반적으로 생산능력이 감소하면 가동률지수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두 지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제조업 가동률지수 하락 기여도를 살펴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이 가장 높았고, 반도체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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