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이사 연임놓고 ‘찬반 4:4’…26일 재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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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5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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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주총회 안건도 심의, 최태원 이사 선임 논의할 듯

공공운수노조·국민연금지부 등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조양호회장 이사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3.25/뉴스1 © News1
공공운수노조·국민연금지부 등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조양호회장 이사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3.25/뉴스1 © News1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2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6일 오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위원간 이견이 있어, 오늘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26일 위원회를 속개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는 27일에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의 찬반을 놓고 전문위원 8명(총 9명 중 1명 불참)의 의견이 4대 4로 팽팽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9명 중 7명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 혼내주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과도한 경영권 개입으로 ‘연금 사회주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내놓은 일부 기업 주주총회 안건에 행사한 반대 표가 잇달아 먹히지 않은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일감 몰아주기로 과징금을 부과받고 배임 혐의가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최근 기권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국민연금의 기준이라면 이번에도 반대 표를 행사하지 않거나 기권 투표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현 회장 사내이사 연임 안건 기권 투표와 관련해 ‘상호출자기업집단 내의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전문위의 설명이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주주총회 참석자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조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3.35%다.

국민연금은 지분 11.7%를 지닌 2대 주주다. 최근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일부 노동·시민 단체들도 ‘위임장 대결’(프록시 파이트)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조 회장이 그동안 각종 갑질 및 불법·편법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쳐 대한항공 이사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에도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반대했지만 조 회장의 이사 선임을 막지 못한 바 있다.

한편 전문위는 이날 회의에 27일 열리는 SK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도 심의했다. 다만 이 안건은 26일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임 등으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 탓에 이사 선임을 반대했던 적이 있어, 이번에도 최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 견제구를 날리려는 것인지 주목된다.

이번 SK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Δ제28기 (2018년 1월1일~2018년 12월31일) 재무제표 승인 ΔΔ정관 일부 변경 Δ이사 선임 3인(최태원·염재호·김병호 후보) Δ사외이사인 감사위원 1인 선임(후보 김병호) Δ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5개가 오른 상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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