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BC)카드가 11일 카드사들 중 6번째로 현대기아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타결했다. 신한·삼성·롯데카드 3사는 여전히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BC카드는 현대차가 가맹점 계약 해지 시점으로 통보한 14일을 사흘 앞둔 이날 현대차가 제시한 수수료율을 수용했다. BC카드 측은 “고객의 불편함을 막기 위해 현대차에서 제시한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C카드와 현대차가 합의한 수수료율은 앞서 협상을 타결한 KB, 하나 등 카드사들과 비슷한 1.89%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는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은행계 카드의 수수료 협상을 대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BC카드에 현대차와 원만한 조정을 요구해 협상이 타결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이 원가에 반영되는 비율이 올랐다며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마케팅 비용, 자금조달비용 등 적격 비용에 근거해서 산출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마케팅 비용 상한을 가맹점 규모별로 차등했다. 이를 반영해서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0.1~0.2%P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기존 1.8%대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올려야 한다고 통보했으나 현대차가 거부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 8일 현대차가 1.89% 수준의 조정안을 내놓으며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 10일 KB국민카드·현대카드·하나카드·NH농협카드·씨티카드에 이어 이날 BC카드가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했다.
업계 1·2위사인 신한카드·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아직 현대차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 3사는 1.9%초반대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이날부로 해지했다. 고객 불편을 우려해서 3개사 카드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은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하도록 조치했다. 사실상 15일까지는 유예기간이 있는 셈이어서 그때까지 3사와 현대차가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적격비용 원칙을 깨면서까지 수수료율 협상을 할 수는 없고, 다른 대형 가맹점들과의 협상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협상 결렬시 소비자 불편이 커진다는 인식으로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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