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등 3곳 신규 면허 발급
조종사 수급난에 인력 유출 우려 ↑
양성책 나왔지만 당장 해결은 요원
한시적 정년 연장 등 단기 대책도 관심
국적 저비용항공사(LCC)가 6곳에서 9곳으로 늘게 된 가운데, 항공업계의 조종사·정비사 인력난 문제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은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4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전날 항공운송사업 심사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 신규로 면허를 신청한 5개 사업자중 이들 3곳에 대해 시장 진입을 허용키로 했다.
기존 업계의 출혈 경쟁 등 우려에도 불구 신생 항공사 세 곳이 면허를 획득한 가운데, 인력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존의 LCC들은 신규 LCC가 출범하면 인력이 유출될 것으로 걱정해왔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항공종사자 인력수급 전망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장의 경우 매년 300여명, 부기장의 경우 400여명이 필요하지만, 양성되는 조종사는 군 경력은 매년 100여명, 국내 양성 민간 조종사는 연 350명 수준이다.
다만 이들 항공사는 외국에 나가 있다가 돌아오는 ‘유턴(U-turn)’ 인력 중심으로 조종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사도 외항사 근무자나 군 출신, 휴직한 인력을 확보하며 ‘인력 빼가기’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전날 국토부는 면허발급 심사 결과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인력 유출 우려에 대해 “조종인력은 (면허 신청 업체로부터) 명단까지 받았다”며 “중국에 유출됐다가 다시 오는 유턴 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생 항공사들이 해외 항공사로 유출됐던 조종사 인력들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는 인력 빼가기 우려를 잠재우기 힘들어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LCC가 도입한다고 밝힌 항공기와 같은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들이 특히 인력 유출을 걱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3년 간 각각 항공기 6대, 9대, 7대를 도입·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의 항공기 1대당 조종사 권고 인원은 12명이다. 이들 항공사가 계획대로 3년 간 22대의 항공기를 들여왔을 때 최소 264명의 조종사가 필요한 셈이다.
자체 인력 양성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신규 업체들은 당장 투입 가능한 숙련된 인력을 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종사들의 이직이 잦은 중국 항공업계도 계속 성장 중인 가운데, 새로운 해결책이 없는한 베테랑 조종사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민항총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조종사 1500여명 중 한국인 조종사는 20.3%(203명)에 달했다. 보잉사가 발표한 ‘2018~2037 중국민간항공시장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20년간 총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7690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도 수급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고민 중이지만, 당장 항공사들이 원하는 베테랑 조종사 수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항공사·훈련기관 등과 협업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4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항공정비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마련했다.
지속적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 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가운데, 업계에선 한시적인 정년 연장 등 단기적 대책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조종사 부족 현상을 맞닥뜨린 일본의 경우, 2015년 조종사 정년을 만 67세로 늘리고 항공안전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 수준을 강화한 바 있다. 한 LCC 관계자는 “국내 항공시장에서도 일정 기간 정년을 연장하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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