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개래위원장은 이날 선포식에 참석해 “인근에 경쟁편의점이 운영 중인 경우 주변 상권의 특성, 유동인구 수,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 출점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기로 한 부분이 눈에 띈다”며 “그동안의 무리한 출점경쟁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출점을 약속함에 따라 이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이로 승부하는 품질경쟁을 기대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희망폐업 시 영업위약금을 감면하기로 해 가맹점주의 위약금 부담을 완화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책임없는 사유로 경영상황이 악화된 가맹점주는 위약금 감면으로 인해 보다 쉽게 편의점 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선포식을 통해 자율규약이 상당한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브랜드 편의점 관계자는 “자율규약이라고 하더라도 업계가 공개적으로 대국민 약속을 한 것과 다름없는 데다가 법적 구속력을 갖춘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참고토록 해 출점 제한에 상당한 실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서울, 경기 및 지방 중심상권에서는 신규 출점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출점은 억제되지만 기존 가맹점을 둘러싼 업체 간 뺏기고 빼앗는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편의점 가맹본사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는 만큼 가맹본사들이 타 브랜드 점포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하지 않겠느냐”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브랜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규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공정거래법상 ‘담합’에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상당 기간 고민했다”며 “18년 만에 다시 시행하게 된 업계의 자율규약이 가맹점의 수익성 향상과 편의점사업의 건실한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장은 “도덕적 가치를 확고히 해 고객의 가치창출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가맹본부·가맹점주·협력사간 진정한 동반자로서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삶을 이룩할 수 있도록 다짐하겠다”고 강조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의 가맹점주들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편의점 자율규약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편협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자율규약의 점포 간 거리 설정이 개별 점포의 영업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추가적인 보완책이 마련되고 의도된 바대로 부실점포 자정이 이뤄진다면 점주들의 영업 환경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가맹위약금 감면이나 면제 방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편협은 “프랜차이즈 업종은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굉장히 낮다”며 “이로 인해 부실점포가 양산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위약금 감면이나 면제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편의점 업계의 자율 규약이 여타 프랜차이즈로 확대돼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전편협은 “(자율규약을) 편의점에 제한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자영업 빵집, 치킨 등 자영업 전반에 적용하는 대타협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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