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패닉, 靑게시판에 개미들 ‘통곡’…文 경제팀 책임론 확산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0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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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반등을 위해 적극 베팅했음에도 급기야 지수 2000선까지 붕괴되는 수준에 이르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개미들의 통곡으로 도배되고 있다.

증시 대책 마련 호소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관심을 질타하고 현 경제팀에 대한 책임 및 경질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최근 급락하는 증시와 관련, 개인 투자자들의 청원 글 수백 건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님, 주식시장이 침몰하는데 대책을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현재 닷새 만에 2만6096명이 동의를 표시했다.

이 글 작성자 A 씨는 “문재인 대통령, 금융당국 무관심 속에 국내 증시는 공포 속에서 침몰하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 무정부주의, 반기업 정책, 주식 시장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 합쳐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친기업 정책, 주식 활성화 대책, 공매도 한시 금지 등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한 탓인지 정부는 전날 5000억원 규모의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조성을 골자로 하는 증시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심화, 국내 성장세 정체, 고용 부진 등 대내외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10년 만에 내놓은 증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11월께 5000억원 규모의 ‘증시 안정 공동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B 청원자는 ‘지금 완전 공포 수준…정부는 경제팀 싹 다 바꿔라’라는 제목의 글에 “5000억 가지고 주가 방어해달라는 것 아니다”며 “현 정부에는 경제 전문가는 없고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장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 청원자는 ‘무능한 문재인 정부를 더는 지지하지 않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지금 한국 금융시장이 정상이라 생각하고 있다가 기껏 내놓은 대책이 기금 5000억 조성한다고 하고 있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식 해법을 그것도 뒷북 대응책으로 내놓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집권 2년도 안 돼 대한민국을 외환위기 수준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붕괴되고 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 증시보다 더 무력하게 빠지는 동안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무능한 경제부처 인사들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제대로 된 대책 회의 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번 증시 대책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조성할 5000억원 규모의 펀드는 올 4분기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의 15%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대책은 정부가 현 자본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정도이지 규모는 의미가 없다”라고 평했다.

아울러 청원게시판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의 실명이 거론되며 증시와 경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글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증시도 증시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D 청원자는 ‘코스닥지수 하락율 세계 1위-엄청난 위업 달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상황판만 앞세운 보여주기식 일자리 정책, 기업하기 좋은 정부 정책의 부재, 금리인상 시기를 놓친 당국자들의 무능, 증시 패닉에도 늦은 조치로 터져버린 급락 등을 언급하며 “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환기했다.

공매도 폐지론도 지속되고 있다. E 청원자는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 종목이라도 공매도 금지해달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미 기관과 외국인들은 고점에서 공매도한 가운데 개인들은 공포에 투매하게 만들었다”며 “시총 5000억 미만 종목만이라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제한해 달라”라고 제안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9시 44분 현재 저점을 1985.95까지 낮추며 연중 최저치를 6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또 지난 29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전보다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에 마감, 22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이달부터 전일까지 약 한달 동안에는 347.02포인트(14.81%) 떨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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