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안 팔려도 멸균우유는 잘 나가네…“1인 가구 증가 탓”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8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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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저하로 우유시장이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온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소형 팩 형태의 멸균우유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시장이 활성화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한꺼번에 오래 주문해놓고 간편하게 마시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8일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지난해 우유 카테고리 매출이 2016년보다 15% 가량 늘었다.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우유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보인 호실적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가 집계한 국내 우유시장(발효유·분유 등 제외) 규모는 2015년 1조9687억원, 2016년 2조879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조494억원으로 다시 줄어드는 등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롯데푸드의 성장은 기존 주요 제품이었던 냉장우유 대신 멸균우유인 상온팩 우유의 호조에 따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무항생제인증 바른목장우유’ 등 파스퇴르 상온팩 우유 매출은 2015년에만 해도 1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는 9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이미 누계 매출이 100억원을 념겼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 매출은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2015년부터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280%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엿보인다.

서울우유의 경우에도 멸균우유 제품 판매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 대비 멸균우유 성장률이 ▲2012년 27.3% ▲2013년 32.4% ▲2014년 44.9% ▲2015년 65.0% ▲2016년 77.9% ▲2017년 87.6%로 성장폭이 커졌다.

일반우유 멸균유, 저지방·무지방 멸균유, 유기농 멸균유 등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매일유업 역시 이 제품군에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멸균우유 매출 규모가 5∼10%는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가운데 유기농 제품의 인기도 높아 2013년 출시한 유기농 멸균유의 경우 전년 대비 약 10%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매일유업은 추정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올해 멸균우유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국내 멸균우유 시장 규모(닐슨코리아 기준)는 ▲2015년 168억원 ▲2016년 205억원 ▲2017년 292억원 등으로 늘어난 가운데 올해는 3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멸균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으로는 ▲우유의 온라인 구매 확대 ▲휴대·보관의 편의성 ▲상온 우유의 품질 향상 ▲다양한 용량 출시로 선택 폭 확대 등이 꼽힌다. 실제로 롯데푸드 파스퇴르 우유 카테고리의 온라인 매출 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 2% 가량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6% 가량으로 늘었고 올해 15%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1인 가구 증가와 배송문화 발달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멸균우유는 보통 유통기한이 수개월에 이르고 냉장 보관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한 번에 소량을 섭취하는 1∼2인 가구가 늘고 온라인 유통이 발달하면서 대량 구매 이후 상온에서 오래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먹을 수 있는 멸균우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휴대가 간편해 야외 활동 때 들고 가기에도 편리하는 점 때문에 캠핑 등이 늘고 있는 추세도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푸드 파스퇴르 관계자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더 편리하게 즐기려는 소비자 니즈를 친환경 상온팩 우유가 채워주면서 판매가 크게 느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온팩 제품 라인을 앞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한 번에 소량 섭취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멸균제품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온라인에서 대량 구매하는 쪽으로 소비 습관이 변화한 점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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