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결정, 외부 의식 안해… 집값 급등 저금리 탓만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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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압박에 독립성 강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최근 주택 가격 급등은 저금리뿐 아니라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며 “금리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외부 의견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또 경제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더라도 잠재성장률과 물가 수준이 예상 수준대로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나 물가보다는 금융 불균형에 방점을 찍으면서 연내 금리 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5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성장과 물가에 관한 종전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전망치의 조정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 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와 여당의 금리압박에는 한은의 독립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외부의 의견을 너무 의식해서 금리 인상이 필요한데도 인상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인상이 적절치 않은데도 인상을 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최근 금리 인상을 놓고 한은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18일 내놓을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9%)를 더 낮출 가능성이 높은데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많았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성장률을 낮춰도 금리를 올릴 수 있고, 올리더라도 한은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답을 내놓은 셈이다.

물가도 이 총재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좀처럼 1%대 중반에서 오르지 않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1.9% 올라 한은의 물가관리목표치(2.0%)에 근접했다. 금리 인상의 명분이 갖춰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1월 인상에 좀 더 무게를 두면서도 10월에 전격적으로 올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총재는 금융 불균형 문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총재는 “대표적인 불균형 척도가 가계부채인데 여전히 소득 증가율에 비하면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면 언젠가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영역에 근접해 있다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책임론’이 나오는 주택 가격 급등세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에는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수급 불균형과 개발계획발표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어느 요인이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주열#금리결정#집값 급등 저금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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