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뇌관’ 가계 빚 1500조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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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1493조… 1년새 105조 증가, 증가세 둔화됐지만 금리인상 변수
주택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등 늘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인 가계부채가 1500조 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중산층 소득까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빚이 계속 늘면서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493조2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조2000억 원(7.6%) 증가했다. 3월 말(1468조2000억 원)보다는 24조9000억 원(1.7%) 늘었다. 가계부채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4분기(10∼12월) 이후 줄곧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가계대출(1409조9000억 원)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83조2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지고 있는 빚을 나타낸다.

가계신용은 사상 최대 규모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로 증가율 자체는 다소 둔화하고 있다. 2015년 1분기(1∼3월) 7.4%를 나타낸 이후 3년 만에 처음 7%대로 내려왔다. 2016년 4분기 11.6%를 정점으로 증가 폭이 줄어들다가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5년 3분기부터 12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조 원을 웃도는 증가액을 이어가고 있다. 소득 증가세가 주춤한 것과 비교할 때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것도 문제다.

가계대출은 1409조9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22조7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의 몸통인 주택담보대출은 587조7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5조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9% 늘어난 것이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4∼6월)에 아파트 입주량이 늘어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대출 수요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타 대출로 옮아가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 대출은 411조2000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0조1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9.6%나 증가했다. 향후 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국경제 뇌관#가계 빚 15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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