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제2금융권도 채용절차 투명화를”

  • 동아일보

취임 한달… 6개 금융협회장 만나
은행권 같은 모범규준 도입 요구… 업계선 공통절차 쉽지 않아 난색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제2금융권도 채용 절차 모범 규준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시중은행과는 달리 제2금융권은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가 많아 업권별로 공통된 절차를 적용하기가 곤란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윤 원장은 4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금융투자나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에도 채용 절차 모범 규준이 확산돼 채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8일 취임 한 달을 맞는 윤 원장이 업계와 공식적으로 만난 첫 자리다.

채용 절차 모범 규준은 지난해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서 채용 비리 정황이 드러나면서 은행연합회 주도로 만들어졌다. 필기시험, 블라인드 면접 전면 도입과 외부 전문가의 채용 절차 참여를 사실상 의무화한 은행권 공통 가이드라인이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윤 원장의 발언은 예상치 못한 것이라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을 끝으로 채용 비리 검사가 종료됐고, 윤 원장도 지난달 “채용 비리는 금감원 본연의 업무가 아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보험, 카드사들 가운데 삼성, 현대차, 한화 등 대기업 계열사가 많아 그룹사 공통의 채용 절차를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삼성 계열 금융회사들은 삼성전자 등 제조업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외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제2금융권 관계자는 “그룹별로 오래된 채용 절차가 있어 업권별 공통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가 여전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내놨다. 이에 각 협회는 범금융권 차원의 ‘영업행위 윤리준칙’을 만들어 상반기 중 회사별 내규에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꺾기(끼워 팔기)’ 관행을 금지하고 임직원이나 부서 평가, 보상체계에 불완전 판매 건수를 반영하는 등 소비자와 이해 상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윤석헌#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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