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차 산업혁명을 이끌다]아이디어 발전소 ‘파이빌’ 설립 창의력 인재 육성에 힘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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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강의실 없는 대학 건물이라네요? 가능할까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문을 지나면 바로 보이는 중앙광장에서는 SK미래관 공사가 한창이었다. 최근 공사장 앞에서 만난 학생들이 새로 들어설 강의실이 궁금하다는 눈치다.

염재호 총장
염재호 총장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한 이 건물에는 ‘특이하게도’ 강의실이 단 한 개도 없다. 111개의 세미나실과 111개의 개인집중실로 이뤄진 신기한 건물이다. SK미래관은 학생들이 알아서 모여서 토론하며 공부를 한 후 각자 흩어져 스스로 공부하거나 사색을 하는 공간들로 이뤄지게 된다.

말 그대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고려대만의 지성을 키우기 위한 공간이자, 창의력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미래교육의 랜드마크로 이 건물을 준공하고 있다고 고려대는 설명했다.

고려대는 21세기를 문명사적 대전환기로 규정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 변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교육방식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거친 파도를 이겨 나갈 지성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려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강의를 ‘지식의 전수’가 아닌 ‘지식의 창조’를 위한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교수들은 핵심적인 강의를 동영상과 대형 강의를 통해 제시하고, 학생들은 소규모 집단으로 토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대는 교내에 5대양 6대주를 누볐던 컨테이너박스 38개를 쌓아올려 교내 ‘지적 개척자’들을 위한 마을도 만들었다. 일명 파이어니어 빌리지(Pioneer Village), ‘파이빌’이다. 창업, 창작, 문화, 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국내 대학 유일의 아이디어 발전소다.

1인 미디어 제작에 특화된 CCL(놀며 떠드는 도서관)을 비롯해 3D프린터를 비롯한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학생들의 상상을 실체로 구현해 낼 수 있게 된다.

고려대의 새로운 교육은 미래뿐 아니라 세계를 향해서도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고려대는 먼저 안방부터 활짝 열어젖혔다.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는 현재 115개국 59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재학하는 글로벌 캠퍼스다. 고려대 학생들은 가장 국제화된 캠퍼스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한다.

고려대는 학생 파견 분야에서도 다른 대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세계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을 성장시켜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3년 중국을 시작으로 각국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KU 글로벌리더십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4주, 국외 3∼4주의 어학프로그램 △특별 강연 △필드트립 및 문화체험 기회 등을 누리며 글로벌 지역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현지 수업료와 숙박비가 전액 지원된다. 프로그램에 따라 항공료 및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가장 큰 성장잠재력을 가진 중국과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해 일본과 브라질 등 대상 국가를 늘리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는 베니스국제대학(VIU)과도 학술교류를 시작한다. VIU는 고려대를 포함해 19개의 회원대학으로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어우러진 환경에서 학제 간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은 현지 인턴십도 가능하다.

북유럽 및 동아시아 연구중심대학 협의체(ENUC) 역시 고려대가 자랑하는 차별화된 국제화의 성과다. 고려대는 이 협의체를 통해 의료, 전자, 패션 등 미래사회를 주도할 첨단 분야에서 북유럽 각국들과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ENUC와 VIU에 가입한 한국 대학은 고려대가 유일하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을 전수하는 학원이 아니라 지식을 만들어내는 지식의 놀이동산이 돼야 한다”며 “고려대는 이러한 믿음으로 어느 대학도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대학#4차 산업혁명#4차 산업#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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