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사실상 3연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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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후보 추천… 3월 주총서 확정
금융당국 적격성 검사가 변수
김정태 “지배구조 정책 충실히 이행”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66·사진)이 3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하지만 회장 선임 절차에 제동까지 걸며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 뜻을 보였던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2일 오후 김 회장과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 대표 등 후보자 3명을 심층 면접한 뒤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회장은 단독 후보로 추천된 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며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3연임이 확정되면 김 회장은 2021년 3월까지 회장을 맡는다. 지주 회장 나이를 70세 이하로 규정한 하나금융 내규에 따라 이번이 그의 마지막 임기가 된다.

부산 출신인 김 회장은 경남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1992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을 거쳐 2012년 회장에 올랐고 2015년 재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조직을 장악한 만큼 3연임이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김 회장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오래 버틴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09년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뒤 당국의 고강도 검사가 계속되자 자진 사퇴했고, 2010년 라응찬 전 회장도 4연임에 성공했지만 당국의 중징계 방침을 통보받고 물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도 향후 검사 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회추위 일정으로 사실상 중단했던 하나금융 채용 비리,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한 검사를 재개하고 지배구조 검사도 착수할 방침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8일 국회에 출석해 “하나금융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적격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김정태#하나금융#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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