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허리 중견기업과도 소통 늘려야”

  • 동아일보

강호갑 중견련회장 간담회
대통령-정치권, 중견련 안만나줘… 제도개선 방안 전달할 기회 줄어
경제정책 감성적 접근 말아야… 다양한 의견 면밀검토후 결정을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견기업이 정부의 소통 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제공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견기업이 정부의 소통 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제공
“정부가 최근 중견기업을 소통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성공시키려면 한국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과의 소통을 늘려야 합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견련이 2014년 법정단체로 출범한 뒤 중견기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정치인도 대부분 그대로인데 매출 636조 원의 중견기업 가치와 비전이 1년 만에 소실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은 물론 정책 혁신을 위한 공적 논의장에 중견련이 공식 구성원으로 초청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와의 청와대 ‘호프미팅’에 이어 이달 16일 중소·벤처기업인·소상공인과의 청와대 초청 만찬을 했지만 중견기업계와 만나지는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노동계와 정책간담회를 했지만 중견련은 제외됐다. 강 회장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들에게 현장 애로를 직접 호소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했는데, 최근 소통이 대폭 줄어 아쉽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냈다. 그는 “경제문제 만큼은 과거 어느 때보다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단기에 그칠 반도체 호황에 도취하기보다 철강·자동차·디스플레이 등 중국에 역전당했거나 역전당할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 현실을 엄중한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 통합의 시대정신에는 공감하지만, 이른바 약자를 보호한다는 감성적인 접근으로 정치적, 사회적 이득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논란 중인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건 생산성 향상인 만큼 전체 파이를 먼저 키워놓고 관련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점검해 도입 시기 등 최적 균형을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신영의 대표이사인 강 회장은 일부 강성 노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두가 인정할 사회 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잣대의 일관성”이라며 “기업 혁신과 더불어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고 노노 갈등을 야기해 근로의욕을 저하하는 강성 노조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가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가 협력업체에 전가된다”며 “일부 강성 노조로 인해 나라가 무너진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공동체의 안녕을 고려하지 않는 이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더욱 큰 기만이거나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강호갑#중견련회장#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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