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세계 5곳에 혁신센터… 스타트업과 미래차 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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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어 한국-이스라엘-中-獨에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가동
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공동연구… 정의선 부회장, 성장동력 확보 총력
CES서 ‘대화형 음성인식’ 첫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주요 5개국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센터는 혁신 기술을 갖춘 유망 스타트업과 초기 단계부터 공동 연구를 진행해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 이스라엘 중국 독일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동향을 파악해 오던 ‘현대 벤처스’를 지난해 11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Cradle·요람이라는 뜻으로 혁신기술을 발굴하겠다는 의미)’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전 세계 주요 거점에 글로벌 협력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곳곳에서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간 유기적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간담회 연사로 나선 존 서 현대 크래들 상무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구축되면 사운드하운드 같은 스타트업과 함께 연구하는 기술의 범위가 확대되고 연구 속도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들어서는 5곳은 지역 특성에 따라 그 역할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이스라엘은 자율주행센서 개발 기업들과 협업을 도모한다. 중국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커넥티드카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연구한다. 지난해 9월 구이저우(貴州)성에 문을 연 빅데이터 센터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독일은 스마트시티 및 카셰어링 같은 도시 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공동 연구가 주 목적이다. 현대차는 2016년 6월부터 독일 뮌헨에서 현지 기업과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9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전시회(CES)를 앞두고 글로벌 협력망 확대를 선언한 것은 의미가 깊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자율주행 선도 기술을 갖춘 미 벤처기업 오로라와의 협력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 또 미 벤처기업 사운드하운드와 공동 개발한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들 모두 미 실리콘밸리와 피츠버그 등 스타트업들이 모인 지역을 정 부회장이 발로 뛰며 이뤄냈다. CES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노력해 온 글로벌 협력의 가시적 성과를 알리는 셈이다. 미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천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ES에서 공개되는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는 현대차와 사운드하운드가 2012년부터 협력한 성과다.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하는 말을 알아듣는 정확도가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회의 일정 알려주고, 보일러도 좀 켜줘’처럼 여러 명령을 한꺼번에 얘기해도 각각 수행할 수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미래 첨단 자동차 개발에서 앞서기 위해 자동차회사, ICT기업, 스타트업들 간 다각적인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의 발걸음도 한층 바빠질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자율주행기술 동맹의 한 축인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의 7일 CES 발표회장을 찾아 “엔비디아는 물론이고 인텔 등 자율주행기술 선도 기업과의 협력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틴밸리=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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