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조명기구 사러 왔다가… 시장도 보고 가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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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특화매장 설치 붐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2030 북적… 일반매장보다 매출신장률 3.5배
롯데마트 ‘룸바이홈’도 매출 급성장
신규 출점 주춤… ‘특화’로 돌파구

드론 날리기 삼매경 7일 경기 안산시 이마트 고잔점에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매장 안 드론존에서 
방문객들이 드론을 직접 날려보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가 사람들을 이끌어 점포 전체의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드론 날리기 삼매경 7일 경기 안산시 이마트 고잔점에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매장 안 드론존에서 방문객들이 드론을 직접 날려보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가 사람들을 이끌어 점포 전체의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달 7일 경기 안산시 이마트 고잔점 3층. 원래 스포츠용품 매장이었던 자리에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섰다. 일렉트로마트는 이마트가 2015년 만든 체험형 가전매장이다. 고잔점은 이마트 점포 안에 들어선 11번째 일렉트로마트 매장이다.

매장 안에는 드론, 블루투스 스피커, 로봇, 스마트폰 액세서리, 노트북PC 등 젊은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이 가득 진열돼 있었다. 여행가방처럼 생긴 스피커 ‘붐박스’ 앞에는 20, 30대 남성 고객들이 구경 삼매경이었다. 드론을 날려볼 수 있는 ‘드론존’에는 초중학생으로 북적였다.

개장 첫날 총 3000명의 고객이 이곳을 찾았다. 아파트 밀집지역에 있는 점포인 만큼 방문객 대부분은 지역 주민들이었다. 박용일 일렉트로마트 브랜드 매니저는 “첫날인데도 예상보다 2배 넘는 매출이 나왔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신규 출점이 주춤해진 유통업계가 특화매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백화점 3사는 내년 신규 출점 계획이 아예 없다. 이마트는 올해 점포 2개를 폐점하며 매장이 145개로 줄었다. 그 대신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를 늘리고 있다. 현재 일렉트로마트는 영등포 왕십리 중동점 등 이마트 11곳뿐만 아니라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에도 입점해 총 16곳이 운영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홈 퍼니싱 특화매장인 ‘룸바이홈’ 매장을 28개 롯데마트 점포로 늘렸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렉트로마트 운영으로 높은 집객 효과를 보고 있다. 이마트 방문 고객 수는 전체 이마트 매장이 증가율 0%로 현상 유지만 한 반면 일렉트로마트 입점 점포는 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영향으로 올해 1∼10월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이마트 매장 10곳(고잔점 제외)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1∼10월보다 9.6%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146개 이마트 매장(지난달 폐점한 학성점 포함)의 매출 신장률이 2.7%인 것과 비교하면 3.5배가량 더 높은 것이다. 특히 가전뿐만 아니라 신선식품, 가공식품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전체 이마트 매장의 신선식품, 가공식품 평균 매출이 각각 3.8%, 1.0% 늘어난 반면 일렉트로마트 운영 매장은 각각 10.7%, 8.2%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가 점포로 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매장인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렉트로마트에 방문한 김에 장도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마트도 ‘룸바이홈’으로 젊은층 유도라는 유통업계의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유통업체연감’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50대 이상 고객 매출 비중은 2013년 31.0%에서 2015년 35.5%로 늘었다. 반면 20, 30대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33.0%에서 30.5%로 줄었다. 룸바이홈은 젊은층이 관심을 갖는 홈 퍼니싱 특화매장으로 올해 1∼11월 매출이 전년보다 91.3% 증가했다.

특화매장은 온라인 쇼핑몰에 익숙한 젊은층이 편하게 쇼핑을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넓은 매장에 모든 분야의 제품을 쌓아놓는 일반 대형마트보다는 특정 분야의 다양한 제품을 모아놓은 특화매장을 선호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쇼핑이 강세라곤 해도 체험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특화매장은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면서도 원하는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대형마트#일렉트로마트#룸바이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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