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3,000 간다는 증권사들… ‘양치기 소년’ 오명 벗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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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2,800∼3,100 전망

올해도 증권사들은 ‘양치기 소년’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이맘때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올해 박스권(1,800∼2,200)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스피는 2,500 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벌였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4% 오른 2,510.12에 장을 마쳤다. 연말이 되자 증권사들은 또다시 내년 지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내년에는 코스피가 고점을 높여 3,000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증권사들의 예측이 적중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 2,800∼3,1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증권사가 코스피 상단을 올해보다 높여 잡았다. 특히 많은 증권사들이 내년 코스피가 3,000 고지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최고 3,100까지 오를 수 있다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7∼12월) 국내외 변수에 따라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올해 증시를 끌어올렸던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빨라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 시장을 둘러싼 변수를 예단하기 어려운 데다 매번 예측이 어긋나 증권사들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1년이나 앞서 코스피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가 2,900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5일 ‘2018년 한국 거시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국내 기업의 순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 수익률은 원화 기준으로 14%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와 달리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등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내년 한국 수출 증가의 75%가량을 반도체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증권사#코스피#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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