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소득·연령별로 효과 다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7일 16시 18분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이 소득과 연령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저소득층과 청소년 흡연율은 담뱃값 인상 전인 2년 전보다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은 반대로 소폭 올랐다.

7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5%인 성인 남성 흡연율은 41.1%로 집계됐다.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크게 오른 2015년(40.6%)보다 소폭 올랐지만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45.9%)에 비하면 4.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청소년 흡연율도 떨어졌다. ‘청소년건강형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남자 중고생 흡연율은 2014년 14%에서 2015년 11.9%, 지난해 9.5%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9.5%로 조사됐다.

반면 소득 상위 25%인 고소득층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2014년 38.2%에서 담뱃값이 오른 2015년 35.9%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8.5%로 다시 올랐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낮추는 데 별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고소득층 흡연율 반등의 영향으로 전체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15년 역대 최저치(39.4%)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40.7%로 다시 올랐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가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며 “전체 성인 남성 흡연율과 고소득층 흡연율 상승도 일시적 현상으로 장기적으로는 흡연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금연지원사업 예산은 올해(1467억 원)보다 134억 원(9.1%) 감소한 1334억 원을 편성했다. 담뱃값 인상으로 막대한 건강증진부담금을 거둔 정부가 금연 예산은 삭감한 셈이다. 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은 2014년 1조6284억 원에서 지난해 2조9630억 원으로 1조 원 넘게 늘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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