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존증’ 더 커진 증시

  • 동아일보

4월 코스피 사상 최고치 근접 불구
삼성外 상승률 큰 대형주 거의 없어… 시총 상위 20개 종목 평균 0.8% 하락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삼성전자 이외 종목의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에 코스피 전체 흐름이 좌우되는 ‘삼성전자 의존증’이 심해지고 한국 증시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피 시총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2.1% 올랐다.

상승 종목도 9개에 불과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8.3% 올랐으며, 시총 2위 SK하이닉스(6.9%), LG생활건강(6.8%)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는 8.6% 하락했으며, 포스코(―8.1%), 현대모비스(―7.7%) 등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2,205.44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치(2,228.96)에 23.52포인트 모자란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외에는 상승률이 두드러진 대형주가 거의 없었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시총 합계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347조92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 수준인 24.26%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발표됐고, 영업이익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노무라증권이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330만 원으로 제시하는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에 코스피가 출렁이는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25%에 도달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0% 떨어지면 지수를 2.5% 하락시키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시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 등 대형주 비중을 조절한 지수를 새로 만드는 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전자#의존증#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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