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SK 등 주요 기업들 4차 산업혁명 대비 위해 창의적 인재 발굴-육성에 사활 …
온라인 채용설명회 확대 등 열린 채용-전문가 육성에 전력
“사람 먼저, 일은 다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로 잘 알려진 경영 거장인 짐 콜린스가 7000년 치에 해당하는 기업 역사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그는 좋은 회사를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의 첫 번째 성공요인으로 ‘적합한 사람을 뽑아 적합한 자리에 앉힌 것’을 꼽았다. 그는 좋은 회사를 넘어 위대한 회사로 만든 리더들이 새 비전을 세운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경영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핵심 인재를 발굴해 기업에서 바라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인과 조직 모두가 노력하는 활동을 말한다. 2012년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 리더들은 ‘자본주의(capitalism)의 시대는 가고, 인재주의(talentism)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이 최대 생산요소이지만 점차 인재가 최대 생산요소가 되는 시대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항상 갖고 있는 고민 중 하나는 핵심 인재를 어떻게 발굴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같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지닌 인재 발굴과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갖고 차별화된 역량과 가능성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New thinking Creator, New possibilities Explorer(새로운 생각의 창조자, 새로운 가능성의 탐험자)’라는 인재상을 2011년 도입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라는 말에는 SK의 인재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40년 넘게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인 장학퀴즈를 후원하고 있는 SK는 올해 대졸신입 2100명을 포함해 모두 8200명을 뽑는다.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청년 채용을 늘리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SK는 창의적인 인재 채용을 위해 스펙은 보지 않고 역량만으로 평가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름, 생년월일 등 최소한의 개인 정보와 스토리 중심의 자기소개서로 1차 서류심사를 실시한 뒤 프레젠테이션(오디션 면접)과 심층면접, 인턴십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훌륭한 인재가 기업 및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된다’라고 여러 번 말한 바 있다. 구 회장은 2012년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재들이 참여하는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만든 뒤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인재들과 소통하고 있다. 올 2월 열린 콘퍼런스에서는 “여러분처럼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스펙보다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을 보고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열린 채용과 전문가 육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2014년부터 직무 단위로 채용 방식을 바꿔 불필요한 스펙 쌓기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젊은 한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창립64주년 기념사에서 “창업 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우자”고 말했다. 젊고 미래지향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인재 채용 역시 이러한 문화에 맞춰 해나갈 방침이다.
CJ그룹은 적합한 인재를 찾으려면 홍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홍보 방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학 캠퍼스에 찾아가는 오프라인 채용 외에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확대했다. 2015년에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간 온라인 화상 채팅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최근에는 유튜브, MCN 채널(DIA TV), 페이스북 라이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온라인 직무 토크쇼 ‘인생취업’을 CJ그룹 채용 페이스북 및 카카오TV, 유튜브 등에 방송했다. 토크쇼에는 채용담당자와 직무별 멘토가 출연해 그룹 채용 전형 및 여러 직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KT는 1등 조직을 만드는 것은 1등 인재를 채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보고 핵심 인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KT의 인재상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재, 벽 없이 소통하는 인재, 고객을 존중하는 인재,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인재다. 이러한 인재상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열린 채용의 장이었던 스타오디션을 전국으로 확대해 직무역량 중심 선발을 강화했다. 스타오디션은 입사지원서로 표현할 수 없는 지원자들의 열정과 경험을 5분간 자유롭게 표현하는 채용 방식이다.
GS그룹은 ‘기업은 곧 사람이고, 인재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계열사별로 인재 경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공통 자격 요건에서 어학점수를 빼는 등 직무역량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글로벌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신입사원 64명 전원을 곧바로 해외 현장으로 배치했다. 이들은 입문교육, 배치교육 등 9주간의 교육을 받고 베트남, 이집트, 터키 등 해외 프로젝트 현장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핵심 인재 육성을 목표로 유능한 직원을 조기에 선발해 업무와 외국어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 해외 주재원으로 보내고 있다. 최근 채용에서는 직무 적합성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직군의 경우에는 실기테스트를 실시하고, 연구개발 직군은 전문 분야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진행하는 등 특화된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 초 사내 대학인 ‘SKHU(SK하이닉스 대학)’를 출범시킨 SK하이닉스는 전 직원들이 본인의 직무와 관심도에 따른 공부를 하고 있다. SKHU는 최고경영자(CEO)인 박성욱 부회장이 총장을 맡았다. D램, 낸드·솔루션, 제조기술, 마케팅, 경영지원 등 총 10개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돼 있고, 신입사원은 입사와 동시에 SKHU에 입학해 직무별 특화 과정을 들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SKHU가 기술 중심 회사로서 발전할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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