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혁 기자의 어떻게 벌까요]ELS-ETF 장점만 쏙… 중위험-중수익에 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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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제한 ETN’ 활용법

‘손실제한 ETN’은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상품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상품 구조와 명칭이 복잡해 투자가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손실제한 ETN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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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제한 ETN’은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상품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상품 구조와 명칭이 복잡해 투자가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손실제한 ETN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거래소 제공

이건혁 기자
이건혁 기자
상장지수증권(ETN) 투자로 연 5%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30대 투자자 박모 씨는 지난달 말 새로 나온 ‘손실제한 ETN’ 투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점은 매력적이었다. 다만 언뜻 봐서는 이해되지 않는 투자 구조와 초기 거래량이 많지 않아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ETN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TN은 개별 종목,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지수를 만들고,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 만기(1∼20년)가 정해져 있다는 점은 주가연계증권(ELS)과 닮았다.

금융당국은 ‘손실제한 ETN’이 ELS 대신 ‘중위험 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하고 있다. ELS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손실 회피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거래를 시작한 ‘손실제한 ETN’은 총 15종이다. 7개 유형 모두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새로 내놨다.

5개 종목이 ‘콜 스프레드’ 구조를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QV K200 C-SP 1804-01 ETN’이 이런 구조를 가진 대표 상품이다. 만기가 1년인 이 상품은 코스피200의 283을 기준으로 주가가 98∼110%(277.34∼311.3) 사이에 머물 때 기준가(1만 원)의 98∼110% 수익을 보장한다. 즉 주가가 아무리 오르고 떨어져도 ETN 한 주의 가격이 9800∼1만1000원을 벗어나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200이 277 근처에 있을 때 사고 311에 도달했을 즈음 팔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4개 종목이 채택하고 있는 ‘풋 스프레드’ 구조는 ‘콜 스프레드’와 반대로 하락장에서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제한적인 손실을 본다. 삼성증권이 내놓은 ‘콜’ 구조 ETN은 주가가 상승하는 대로 수익을 내고, 지수가 하락해도 손실을 5%로 제한한 상품이다. ‘콘도르’ ETN과 ‘버터플라이’ ETN은 지수가 특정 구간에 머물러 있을 때 수익을 낸다.


손실제한 ETN은 전체적으로 ‘중위험 중수익’에 근접해 있다.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ELS에 불만을 가진 투자자라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일부에서는 적은 거래량을 우려하지만 ETN은 거래량보다 ETN을 관리하는 증권사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임상백 삼성증권 ETN 파트장은 “거래가 없어 당장 체결가가 변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적정 가치 근처에서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ETN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품이라는 점이다. 일단 이름이 복잡하다. 예를 들어 ‘삼성 K200 C-SP 1803-01 ETN’은 삼성증권이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콜 스프레드 구조 ETN으로, 만기가 2018년 3월인 1회차 상품이란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ELS도 복잡한 상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다. 손실제한 ETN도 상품 구조에 익숙해지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ls#etf#e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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