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없던 현대홈쇼핑 “우리도 만들어 팔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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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브랜드 상품 개발 본격 착수

현대홈쇼핑이 창사 16년 만에 처음으로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활용해 패션, 리빙 분야 상품부터 선보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PB 상품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인 ‘패션상품 기획팀’과 ‘생활상품 기획팀’을 신설했다.

현대홈쇼핑이 선보일 첫 PB 상품은 냉풍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과 협업해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후 5월경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제품 신뢰도 제고를 강조한 영향이 컸다. 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포화 상태인 홈쇼핑 시장에서 경쟁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신뢰 이미지를 더해야 한다. 품질 관리에 전문성을 더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냉풍기보다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안전성을 강조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홈쇼핑은 주요 홈쇼핑 업체 중 PB 상품이 없는 유일한 업체였다. PB 상품은 기획, 제조, 유통, 사후관리의 과정뿐 아니라 재고 부담까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쉽게 뛰어들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015년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 기업 한섬과 협업해 만들었던 홈쇼핑 전용 브랜드 ‘모덴’이 지난해 5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선전하자 자신감을 얻었다. 모덴은 한섬이 만들어 납품한 브랜드로 현대홈쇼핑의 PB 상품은 아니었다.

현대홈쇼핑은 앞으로 패션과 리빙 부문의 PB 상품 개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한섬과 가구업체 현대리바트 등 계열사들과의 협업으로 상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상품 개발 노하우를 전수받아 제품을 기획하면 PB 제품의 품질에 대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타 홈쇼핑 업체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PB 상품을 자사 온라인몰인 현대H몰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거의 모든 홈쇼핑 업체들은 PB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홈쇼핑 채널도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CJ오쇼핑은 2001년 일찌감치 언더웨어 브랜드 ‘피델리아’를 선보인 이후 테이블웨어와 화장품까지 PB 제품군을 확대했다. GS홈쇼핑은 2012년 패션 브랜드 ‘쏘울’을 선보인 후 5년간 누적 주문 2700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9월 론칭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LBL’은 현재까지 7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TV의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T커머스(데이터방송) 등 경쟁 상대가 많아지면서 각 홈쇼핑사가 단독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pb#현대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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