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 반도체株… 관련 종목도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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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최고가 또 경신… 9일 186만1000원-4만9550원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낸드플래시 수요 폭발적 증가
제조공정-성능검사 업체 ‘주목’

 
세계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공정에 관련된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슈퍼 사이클’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세계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공정에 관련된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슈퍼 사이클’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요즘 한국 주식시장에선 반도체를 빼면 할 얘기가 많지 않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의 쌍두마차로 등극해 연일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세계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슈퍼 사이클(Super cycle)’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관련 종목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2% 오른 186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3.23%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4만9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261조8042억 원, 36조725억 원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약 2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는 6일 공시된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8조 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전망치를 넘어 9조2000억 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단종 악재에도 2013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만에 9조 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다. 이는 반도체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만 5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 원을 넘어 250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5개 분기 만에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조2552억 원이다.

 반도체 주가 강세는 ‘자율주행’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결과다. 자율주행용 차량에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장 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고가의 반도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3∼4% 수준에 불과해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머신러닝은 실시간 정보처리가 핵심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알고리즘을 만들려면 연산 프로세서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저장장치가 이를 따라잡으려면 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한다. 그만큼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기술에 고성능과 고용량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들의 수익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협력사들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는 기판에 빛을 쪼이는 ‘노광(露光)’, 화학용액이나 가스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 상의 필요한 부분만을 남겨놓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식각(蝕刻)’ 등 10단계가 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BNK투자증권은 식각 전문회사인 테스, 반도체 절단 기술을 보유한 한미반도체, 반도체 성능 검사를 담당하는 유니테스트 등을 반도체 생산 증가로 수혜를 입을 종목으로 꼽았다. BNK투자증권은 “일감이 늘고 설비 투자가 증가한 반도체 제조 공정 관련 회사들의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슈퍼 사이클(Super cycle)

특정 산업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 주기를 뜻하는 말. 신기술과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찾아오기 때문에 5년 이상 수요가 유지된다.
#4차산업혁명#낸드플래시#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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