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역경제혁신대상]부산 대표 향토브랜드 ‘대선주조’… 젊은 감각으로 취·창업 돕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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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하면 시원(C1) 이제”

 한때 부산 사람들에게 소주는 딱 한 종류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정부의 ‘1도 1사’ 정책의 혜택을 입은 영향도 있지만 이후에도 시원 소주는 부산 최고의 소주 브랜드라는 평판을 유지하며 한때 부산지역 소주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부산 사람에게 시원 소주는 각별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경쟁 격화와 경영권 분쟁 등 악재로 인해 시원은 고전을 했으며 최근까지도 시원의 부산 지역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 시민에게 대선주조는 대표적인 향토 기업으로 각인돼 있다. 부산 시민들의 대선주조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보여 주는 사건도 있다. 대선주조가 2007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가 2011년 다시 매물로 나오자 부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부산 지역 향토 기업이 대선주조를 인수해야 대선주조도 살리고 부산시민의 자존심도 세울 수 있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부산 대표 중견기업인 조성제 BN그룹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해 결국 부산 최고(最古) 향토 기업으로 지켜내기도 했다.

 대선주조는 부산 대표 향토 기업답게 부산 지역 맞춤형 발전 모델을 선보이며 침체에 빠진 부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선주조는 부산 지역 인재 수시 채용은 물론, 부산과학기술대, 경성대 등 부산 지역 대학교들과의 산학협력, 공모전 개최 등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대선주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고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지역경제혁신대상’에서 지역가치 창출 기여 부문 동아일보 사장상을 수상했다.

 대선주조는 모기업 BN그룹과 함께 해마다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동시에 인재 교육에 다방면으로 힘을 보태 왔다. 공개 및 수시 모집을 통해 해마다 100여 명의 인재를 채용하고 고용연계 실습 기회를 부여해 인재들이 현장에서 자신의 적성 및 능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3월에는 부산 야구계 발전의 공이 큰 고 조성옥 야구감독의 딸 조은정 씨(26)를 특별 채용하기도 했다.

 부산 지역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2013년 부산과학기술대와의 산학협력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까지 경성대, 수경대, 신라대 등과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신라대 광고홍보학과와 ‘시원블루 마케팅 전략 발표회’를 개최해 지역 인재들에게 이론과 실무의 교육 및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순한시원 마케팅 공모전, 순한시원 포스터 공모전, 순한시원 UCC 공모전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대선주조 측은 “향토기업에 대한 지역 인재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경험과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구직 활동에 간접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학생 대상 마케팅 공모전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선주조는 젊은 층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웹툰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9월 대선주조가 인기웹툰 ‘윌유메리미’와 컬래버레이션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알코올 도수 16.9도 순한시원이 20, 30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윌유메리미는 2014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연재돼 온 웹툰. 서울 출신 작가 마인드C가 부산 출신 띠동갑 연하 아내와의 실제 장거리 연애담을 코믹하게 담아내 편당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는 등 많은 독자의 인기를 끌어왔다. 이 만화의 주요 배경이 부산인 만큼 대선주조가 생산하는 시원 소주가 종종 등장한 인연으로 제품 상표까지 함께 만들게 됐다. 국내 소주 업계에서는 웹툰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처음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주조는 이 밖에도 지역 젊은 인재들의 창업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8월에는 부산시가 개최하는 ‘창업기업 동반성장 네트워킹데이’에 부산 향토 기업 중 첫 번째로 참석해 부산 지역 15개 창업기업 대표들을 만나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견기업과 창업기업의 동반성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대선주조의 모기업인 BN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BK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지역 내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투자조합도 운용하고 있다. 지역 경제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벤처캐피털사인 BK인베스트먼트는 최근 ‘BK 5호 동남권 투자조합’을 설립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BK인베스트먼트는 2009년 4월 BN그룹을 주축으로 지역의 여러 경제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벤처캐피털로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유망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대표적 창업투자사다.

 BK인베스트먼트는 2009년 ‘BK 동남광역경제권 전략산업 투자조합 제1호’(103억 원)를 결성해 6월 청산했다. 현재는 ‘KoFC-BK Pioneer Champ 2010-13호 투자조합’(213억 원), ‘BK 동남권 일자리창출 투자조합’(150억 원), ‘BK 동남권 서비스 전략산업 투자조합’(100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번에 결성한 투자조합을 더하면 BK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한 벤처펀드의 누적 규모는 약 700억 원에 달한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부산#대선주조#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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