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롯데 社名 지을때 영감 얻어 월드타워 앞에 작가 동상 세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 괴테 동상이 들어선다. 독일 베를린 티어가르텐 공원에 있는 괴테상을 그대로 복원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물산 제공
1941년 19세였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가난한 문학청년이었다.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또 읽었다. 그해 일본행 밀항선에 몸을 실은 그는 7년 뒤 회사를 세웠다. 회사 이름은 베르테르가 사랑한 ‘샤를로테’에서 이름을 따 ‘롯데’로 짓기로 했다.
롯데가 사명(社名)의 뿌리가 담긴 소설을 쓴 괴테 동상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앞에 세운다. 롯데물산은 독일 베를린 티어가르텐 공원에 있는 괴테 동상을 그대로 복원해 30일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창업주 신 총괄회장이 시작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마무리를 짓는 롯데월드타워에 괴테 동상을 세워 창업정신을 되새기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완공을 앞둔 123층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이 1987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다. 신 회장은 30일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월드몰에서 사장단 회의를 연 뒤 괴테 동상 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날 ‘샤를로테처럼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창업자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은 식민지 청년으로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혈통과 신분에 따라 미래가 정해지는 현실에 대해 고뇌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창업 당시 사훈을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사랑과 자유를 지향하는 롯데’로 정했다. 소설의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에는 샤를로테 동상을 세웠다. 주요 롯데호텔 객실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이 비치돼 있다.
롯데물산은 독일에 있는 괴테 동상을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8개월 동안 독일 현지에서 3차원(3D) 스캐닝과 컴퓨터 커팅 기법을 이용해 제작했다. 높이 5.15m인 이 동상을 제작하고 운반하는 데에만 16억 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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