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박수경 대표 “저출산 시대, 결혼정보업체 사명 더 커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5시 45분


박수경 듀오 대표는 “결혼정보업체가 결혼을 신분상승의 도구로 삼는 얄팍한 상술을 거두고,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듀오
박수경 듀오 대표는 “결혼정보업체가 결혼을 신분상승의 도구로 삼는 얄팍한 상술을 거두고,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듀오
■ 결혼정보업체 ‘듀오’ 박 수 경 대표

30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1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30만2800건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결혼정보업체 수 역시 2012년 1180개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922개로 감소했다.출범 20년을 맞은 결혼정보업체가 전환기를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청년기 시절로 들어섰지만, 최근 경제 악화로 인한 청년들의 결혼 인식 변화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4년부터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이끌고 있는 박수경 대표를 만나 업계 분위기와 계획에 대해 들었다.

‘신분상승’ 상술 이미지 바로 잡고
결혼 친화환경 위한 캠페인 추진

- 결혼 추세 및 트렌드가 궁금한데.


“만혼과 비혼의 보편화 현상이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혼인률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평균 초혼 연령(남 32.6세·여 30.0세)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세 올랐고,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최초로 30대가 됐다. 극심한 취업난, 높은 결혼 및 주거비용,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해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 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이 있나.

“듀오 사업의 본질은 행복한 결혼이다. 결혼을 개인의 행복에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비용으로 취급하면 결혼의 기피는 결혼 경제학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미루거나 피해야 하는 일이 아닌 인생의 행복을 완성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듀오는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결혼친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결혼문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한 것도 이런 사회적 현상 때문인지.

“매출이 소폭 하락한 것은 맞지만, 현재 결혼정보사업부문만 보면 두 자리 퍼센트 대로 성장 중이다. 결혼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비혼과 만혼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웨딩사업부가 조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패키지 위주였던 웨딩 시장이 직판 등으로 바뀌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결혼식 자체를 소규모 또는 차별화하고 있다. 듀오도 이에 맞춰 계속 새롭게 바뀌고 있다.”

- 결혼정보업체의 역할과 사명이 있다면.

“세계 최저 수준의 초저출산 현상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시기에 결혼정보업체의 역할과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결혼정보업체가 결혼을 신분상승의 도구로 삼는 얄팍한 상술을 거두고,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 ‘박수경표’ 경영 전략이 궁금하다.

“CEO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덕목은 ‘사람’과 ‘행복’이다. 그래서 듀오의 슬로건이 ‘결혼(사람 만나는 것)을 통해 행복을 만드는 기업’이다. 듀오는 사람이 정말 중요한 회사다. 나도 사람이고, 고객도 사람이며, 직원도 사람이다. 그래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때는 “내가 진정 행복한 일인지”, “우리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지”, “고객이 우리를 통해 행복한지”를 생각해 본다. 결국 사람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보고, 회사의 이윤보다 고객과 직원을 우선시 하는 ‘사람중심’ 사고가 중요하다.”

- 미혼인 예비 고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삶이란 길을 걸을 때 무엇을 지니고 갈지 보다는 어떤 사람과 함께 걸어갈지가 더 중요하다. 조금 부족할지언정 두 사람이 만나 상호 필요로 하며 의지하고 기대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부부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많은 미혼남녀가 연애에 있어 ‘상대’에게만 집중하지 ‘자신’은 잘 살피지 않는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매력은 어느 정도인가?’, ‘나는 어떠한 연애를 원하는가?’, ‘나는 결혼할 준비가 됐는가?’ 등의 분석이 충분히 선행돼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나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박수경 대표


▲1965년 부산 출생 ▲부산 영도여자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소비자아동학 박사 ▲아모레퍼시픽 상무 ▲듀오 대표이사 사장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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